[노주석 칼럼] 외국인이 몰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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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에서 강의할 때 출석부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게다가 외국인 학생에 대한 성적평가는 '피 튀기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였다.
외국인학생에겐 대개 'B학점'을 주는 것이 무난하다는 동료교수의 팁을 수년간 십분 활용했다.
외국 유학생 수가 지난해 16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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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서툰 유학생과의 의사소통은 여의치 못했다.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지 알 수 없었고, 팀별 과제 수행 때는 팀을 따로 꾸려야 했다. 성적 하향평가를 우려한 한국 학생들은 같은 팀이 되는 걸 꺼렸다. 결국 끼리끼리, 주로 국적별로 뭉쳤다. 학교 내 전담센터는 유학생 유치경쟁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생들의 학내외 활동 지원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학생이 몰려오고 있다. 외국 유학생 수가 지난해 16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지자체와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지방과 학교 소멸 타개책이다. 강원 지방의 한 대학은 재학생 절반이 유학생이다. 이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는 빵점이다. 모든 건 '제 팔 제 흔들기'다. 유학생을 위한 변변한 인프라나 문화 프로그램은 없다시피 하다.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학교에서도 유학생은 '열외' 신세다. 학업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학생이 부지기수다. '코리안드림'은 빛 좋은 개살구다.
교육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 10명 중 한 명꼴이다. 올해 고교 졸업생 수가 내년 대학 정원보다 11만명 넘게 부족하다 보니 불가피했다. 세계 유학생 점유율은 미국, 영국, 호주, 독일, 캐나다, 프랑스 순이다. 우리는 중국이나 일본보다 낮은 13위에 머물고 있다. 세계는 지금 유학생 유치전쟁 중이다. 영국은 2030년까지 60만명, 프랑스는 2027년까지 50만명, 일본은 2033년까지 38만명 유치에 나섰다. 영국은 물경 60조원을 유치비용으로 뿌릴 계획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목표만 있을 뿐 당근이 없다. 투자재원 마련계획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마른 땅에 우물을 파야 할 모양이다. 한국 유학생은 졸업 후 취업,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이들에겐 'K컬처' 향유가 유일한 낙이지만 이마저 그림의 떡이다. 기숙사와 강의실, 숙소와 아르바이트를 쳇바퀴처럼 오갈 뿐이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160만명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25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20%를 차지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한국 경제는 멈춘다'는 말은 허풍이 아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진출 문호도 열렸다. TV뉴스나 신문에서나 보던 외국인 근로자가 이제 우리의 가정으로 걸어들어오게 됐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이민정책이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 이민청 설립은 게걸음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7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이민 업무를 조율할 관제탑을 신설하겠다는 논의가 제기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우선순위에서 재외동포청에 밀린 탓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에 따른 여야의 정치적 손익계산의 산물이기도하다. 재외동포청과 이민청을 한데 묶어 '이민동포처' 같은 하나의 조직으로 만들 생각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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