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에 몸이 먼저 움직여"

김지선 기자 2023. 8.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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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충청영업추진지원부 김성우 과장과 왕현종 대리는 최근 출근길에 화재를 목격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빠른 초기대응으로 화재 진압에 도움을 줬다.

이내 아파트 내 화재 비상벨도 울리자,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인지한 김 과장은 즉시 불이 난 세대를 파악해 거주자 유무를 확인했다.

김 과장과 왕 대리는 먼저 큰 소리를 내며 다른 주민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곧바로 119에 신고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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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목격해 주민 대피시킨 하나은행 직원들
하나은행 충청영업추진지원부 김성우 과장(왼쪽), 왕현종 대리(오른쪽). 하나은행 제공

"무섭긴 했지만, 저희 고객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하나은행 충청영업추진지원부 김성우 과장과 왕현종 대리는 최근 출근길에 화재를 목격해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빠른 초기대응으로 화재 진압에 도움을 줬다. 또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현장으로 되돌아가 불길 속 잠에 든 주민을 구조해 지역사회의 '영웅'이 됐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전 7시쯤 대전시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신청접수 지원을 위해 유등노인복지회관을 찾았다. 복지회관으로 향하던 중 인근 한 아파트 4층에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을 포착했다.

이내 아파트 내 화재 비상벨도 울리자,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인지한 김 과장은 즉시 불이 난 세대를 파악해 거주자 유무를 확인했다. 하지만 해당 세대에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김 과장과 왕 대리는 먼저 큰 소리를 내며 다른 주민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곧바로 119에 신고 조치를 취했다.

이들은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 거주자가 쓰러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김 과장은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만에 하나'라는 생각으로 불이 난 세대로 발길을 돌렸다"며 "정신 없이 구둣발로 계단을 뛰어오르는 순간에 아들들 생각도 나고 무섭기도 했지만, 해당 세대에서 거주자를 발견했을 땐 얼마나 마음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끝까지 놓지 않은 이들 덕분에 화재가 발생한 세대의 거주자도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이 거주자는 이른 아침 요리를 하다 잠이 들어 냄비를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과장과 왕 대리의 적절한 초동대처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민들과 관할 지구대는 상황 종료 후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불이 커져 큰일이라도 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뿐이었다"며 "나서서 구조활동을 펼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왕 대리도 "저도 무섭긴 했지만 다른 시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니, 용기가 생겼다"며 "특히 화재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제가 항상 마주하는 손님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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