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오늘 낮 1시 예고…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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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고 원전의 폐로(해체)를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24일 오염수(총 134만t) 방류 시작을 결정하자, 도쿄전력은 23일 내내 준비 작업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의 설명대로 '약 30년'에 방류가 끝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면서, 새 오염수 발생을 막거나 폐로를 하기 위한 명확한 전망조차 없이 무책임하게 서둘러 자칫하면 '깨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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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t 오염수 발생 ‘깨진 독에 물 붓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고 원전의 폐로(해체)를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24일 오염수(총 134만t) 방류 시작을 결정하자, 도쿄전력은 23일 내내 준비 작업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와 도쿄전력의 설명대로 ‘약 30년’에 방류가 끝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면서, 새 오염수 발생을 막거나 폐로를 하기 위한 명확한 전망조차 없이 무책임하게 서둘러 자칫하면 ‘깨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교도통신은 23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4일 낮 1시에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4일부터 하루에 460t씩 17일 동안 7800t의 오염수를 방류한다. 이후 올해는 네차례에 걸쳐 전체 오염수의 2.3%인 총 3만1200t을 내보낸다. 도쿄전력은 “(방류) 첫해라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염수 1t에 바닷물 1200t을 섞어 희석한 뒤 방류 직전 오염수를 모아두는 수조에 옮기는 작업을 22일 밤 끝냈다.
일본 언론들은 방류의 종료 시점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깊은 우려를 쏟아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전의 폐로와 관련해 1단계로 원전 내에 보관된 핵연료 반출을 2년 안에, 2단계로 폐로 작업의 가장 큰 난관인 노심용융을 일으킨 핵연료와 주변 구조물이 엉켜 생긴 덩어리(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을 10년 안에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이후 3단계로 원자로 철거 등 본격 작업에 나서 사고 이후 30~40년 이내(2041~2051년)까지 폐로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 오염수는 계속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 원자력 정책의 핵심을 담당한 관계자는 이날 민영방송 닛폰티브이(닛테레) 인터뷰에서 “폐로가 30~40년 만에 끝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2051년 폐로 완료라는 목표는 이미 파탄났다”며 정부 대응을 질타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원자로에는 약 880t에 달하는 데브리가 남아 있다. 여기선 가까이 가면 1시간 안에 사망할 정도로 강한 고선량 방사선이 나온다. 제거를 위해선 정밀한 작업을 담당할 로봇이 필요한데, 개발이 더디다. 아사히신문은 “2021년에 2호기에서 데브리 꺼내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두차례 연기됐다. 올 하반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꺼내는 양은 불과 몇 그램(g)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1·3호기는 처리 시점과 방법 등 계획조차 없다.
빗물과 지하수 유입 등으로 매일 발생하는 오염수를 완전히 막을 대책도 없다. 지하수를 퍼 올리고 1~4호기 주변에 동토벽(땅을 얼려 만든 벽)을 세웠지만 지금도 매일 90~140t의 오염수가 나온다. 폐로가 늦어지면, 오염수 방류는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닛폰티브이는 “정부가 예상한 방류 기간은 처음엔 약 7.5년(91개월)이었다”며 “이것이 ‘30년’, ‘적어도 30년’으로 대폭 연장됐다”고 꼬집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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