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이 떠맡은 국민안전…윤 정부 “오염수 방류 시간 알 수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 두 번째)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우리 정부의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일본 쪽이 제공할 오염수 방류 데이터에 대한 세부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로 예정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시점과 관련해 정부가 “일본이 시간을 알려주는 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찬성·반대 입장을 명확히 내지 않는 데 대해선 “굳이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논점을 좁혀서 다툴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방류 시간’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날씨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가변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한테 (일본이) 사전에 알려준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거니와, 저희도 그것을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저희는 24일부터는 애니 타임, 언제든지 방류가 시작될 수 있을 거로 보고 거기에 맞춰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부는 일본 쪽에서 1시간 단위로 오염수 방류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별도 누리집을 구축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누리집에는 △취수구 등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 측정값 △방류 전 오염수를 저장하는 케이포(K4) 탱크에서 희석설비로 이송되는 오염수 유량같이 감시기를 통해 자동으로 측정되는 데이터가 게시된다. 다만 오염수의 핵종별 농도값 같이 시료 채취·분석을 거쳐야 하는 데이터는 공표 시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박 차장은 “데이터를 생산·공표하는 주체인 일본과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며, 우리 쪽이 관련 정보에 대한 적시 연락, 이상치 발생 시 신속한 공유 등을 일본 쪽으로부터 약속받은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 차장은 오염수 방류를 “정부가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날 밝힌 게 ‘책임 회피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일본의 방류 계획은 일본이 스스로 책임 하에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한국 정부가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로 연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박 차장은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는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고 안전하게, 또 확실하게 관리되는지, 그 과정을 얼마나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봐야지, 굳이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논점을 좁혀서 다툴 문제는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의 정부에서도 그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