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투자 몰렸다고 좋은 상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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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관련한 뉴스를 보면 자주 접하는 내용 가운데 하나다.
큰 규모를 내세우는 뉴스는 왜 자주 등장할까.
많은 투자자들이 규모가 큰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사실 규모가 커서 좋은 것은 많은 수익을 얻는 금융회사이지 투자자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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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1000억 원 돌파”
투자와 관련한 뉴스를 보면 자주 접하는 내용 가운데 하나다. 큰 규모를 내세우는 뉴스는 왜 자주 등장할까. 많은 투자자들이 규모가 큰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큰 것을 왜 선호할까. 큰 규모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해당 금융 상품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대세를 따르는 것을 좋아한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가 자칫 후회하는 것보다 타인과 같은 선택을 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선호한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큰 규모를 적극 홍보하기도 한다. 사실 규모가 커서 좋은 것은 많은 수익을 얻는 금융회사이지 투자자가 아닐 수도 있다.
다음은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의 명저인 ‘넛지’에 나오는 얘기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 할만 한 음악사이트를 만들어 여기에 접속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 노래를 듣고 어떤 노래를 다운로드 받을 것인지 물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얼마나 많이 다운로드하는지 본 다음 결정하게 했다. 실험 결과 다른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 노래를 내려 받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적게 다운로드한 노래는 인기가 없었다. 초반에 얼마나 인기가 좋은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했고 바로 이 점이 노래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했다. 이를 ‘정보의 폭포’ 현상이라고 불렀다. 어떤 현상이 폭포처럼 순차적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타인이 내린 판단을 보고 정보를 받아들일 때 나타난다. 탈러 교수는 이러한 유혹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가수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무명 가수 수십~수백 명과 비교할 때 재능의 차이가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다른 사람의 결정을 쫓는 군집 행동은 투자 시장에서 수익보다 손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민기 연구원은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 행태’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 3~10월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 약 20만 명의 월별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며 군집매매를 실증 분석했다. 군집 거래 이후 수익률이 반전해 손실을 기록하는 현상이 대거 관찰됐다. 김 연구원은 군집 거래는 비합리적인 거래 행태라고 결론 지었다. ‘대중이 가는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는 오랜 주식시장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대중이 가는 길에는 꽃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결과인 큰 규모를 무조건 믿지 말고 냉정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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