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오염수 방류’에 백화점, 설 세트 물량까지 확보 총력 [언박싱]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분위기가 죽을 맛이지. 아침마다 (방사능)검사기로 다 검사하는데 사람들 이 안 와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 예정일인 24일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이날 만난 60대 상인 A씨는 “상인회에서 인터뷰하지 말라고 공문까지 내려왔다”며 “장사하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이어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노량진수산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평일인 이날 간간이 킹크랩을 찾는 중국인들만 눈에 띄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대목을 맞아 명태포를 박스에 포장하는 상인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전복과 조개를 판매하는 상인 B씨 역시 “얘기도 못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표정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자 당정은 수산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당초 수입산에 한했던 방사능 검사를 국내산 수산물까지 전면 확대, 매일 가락시장, 노량진수산시장, 수협강서공판장 등에서 매일 검사를 실시한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가는 내년 설 대비 굴비세트 물량까지 확보하는 등 오염수 방류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근해에서 잡히는 조기·옥돔 대신 새우, 명란 등 새로운 품목으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아울러 자체 방사능 검사 건수를 확대하고 수산물 수입 국가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굴비, 선어, 멸치 등 대표적인 수산 품목의 경우 추석 비축 물량을 올해 설 대비 3배 이상 늘렸다. 소비자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방류 직전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설까지 예상 물량도 미리 비축할 계획이다. 2011년 이후 매장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일절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산 굴비와 갈치·옥돔 상품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했다. 아울러 수산물 수입 국가를 다변화해 오염수 방류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수산물 전체 품목 중 대서양·지중해산 상품을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렸다”며 “지속적으로 상품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수매한다. 이 밖에도 신세계상품과학연구소에서 추가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해 안전성 강화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추석 대표 선물세트인 굴비, 옥돔 등 주요 품목에 대해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다. 굴비, 갈치 등 저장이 가능한 수산물은 원물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한편 수입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추가로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오염수 방류 시점부터 안전 검사를 시행하고,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도 소비자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날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 수산물 매대에는 방사능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 안내판이 마련됐다. 휴대전화에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방사능안전정보 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홈플러스는 오염수 방류 시 국내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공급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산물을 공급하는 국내 모든 업체들를 상대로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마트는 방사능 이중검사로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일차적으로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방사능 수치 검사를 진행하며 다음날 2차로 이마트 상품안전센터에서 방사능 정밀 기기로 검사를 진행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6월 말부터 주별 검사 건수를 기존 대비 2배로 늘렸다”며 “당초 검사 대상 어종 가운데 최대 25%를 샘플링해서 검사했으나 6월말 부터 최대 50%로 건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롯데중앙연구소 식품안전센터에서 주요 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 1회 진행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확대, 진행 중이다. 향후 방류시점에는 검사 횟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수산 선물세트의 경우 모두 오염수 방류 이전에 사전 비축된 냉동 물량이기에 원재료에 대한 영향은 없지만, 세트 생산 직전 전 상품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등 품질 검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국산 굴비와 갈치·옥돔은 물론 김 선물세트 수요가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산 냉동 새우 선물세트를 신규로 선보이고, 프리미엄 명란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육포 대용량 선물세트 상품도 확충해 준비하기로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오염수)방류 전이라 수산물 판매량은 큰 변동이 없다”면서도 “계속 주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다영 폭로 아랑곳…김연경, 모교 후배들에게 음료 선물 훈훈한 미담
- "돈 벌 기회 아니예유"…백종원, 예산축제 바가지요금 '주의' 당부
- 조민 ‘자중하라’ 쓴소리에…“나의 삶, 내가 결정” 장문 심경글
- '44세' 이요원, 여대생 딸을 둔 엄마 맞아? ...놀라운 동안 미모
- 서동주 "엄마, 서세원 장례식서 쫓겨나? 간 적도 없다"
- 이국주 "테니스치며 17kg 감량... 1박 캠핑서 3kg 쪄"
- “너랑 나랑은 급이 달라” 하루 한 번 성폭행…드러난 ‘바리캉男’ 만행
- "당근마켓 거래하자"…‘롤렉스’ 빼앗고 폭행한 30대의 최후
- 쿨 유리, 미국 이민 9년차 근황 공개…세자녀와 행복한 일상
- 가슴 만진 감독, 강제 키스한 회장…스페인 女축구팀 잇단 ‘성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