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바둑 올림픽' 응씨배 첫 우승…한국 6번째 정상

김지섭 2023. 8. 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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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23)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셰커(23) 9단을 상대로 226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신진서의 우승으로 한국은 2009년 최철한 9단이 6회 대회에서 우승한 후 14년 만에 응씨배 패권을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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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철한 이후 14년 만에 패권 탈환
신진서가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셰커와 대국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23)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상하이 창닝구 쑨커별장에서 열린 제9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셰커(23) 9단을 상대로 226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이틀 전 제1국에서도 승리했던 신진서는 이로써 종합 전적 2-0으로 정상에 올랐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에서 단일 대회 최다 우승 상금인 40만 달러(약 5억3,600만 원)를 챙긴 신진서는 4년 연속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응씨배 대회 전까지 받았던 7억1,000만 원에 이번 대회 상금을 합친 금액은 12억4,600만 원으로, 지난해 자신이 세운 역대 연간 최다 상금(14억4,495만 원)도 갈아치울 전망이다. 종전 최다 상금 기록은 2014년 이세돌 9단의 14억1,000만 원이었다.

또한 신진서는 2012년 7월 입단 이후 11년 만에 33번째 타이틀을 따내며 역대 타이틀 순위 단독 5위에 올랐다. 메이저 세계기전 타이틀은 LG배 2회 우승과 삼성화재배, 춘란배 1차례씩에 이어 응씨배까지 5번째 우승이다.

신진서와 목진석 대표팀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의 우승으로 한국은 2009년 최철한 9단이 6회 대회에서 우승한 후 14년 만에 응씨배 패권을 탈환했다. 1∼4회 대회에서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9단이 4연패를 이룩했고, 6회 대회 때는 최철한 9단이 우승했다. 5회 대회(창하오)와 7회 대회(판팅위), 8회 대회(탕웨이싱)는 중국에 우승을 내줬지만 9회 대회에서 신진서가 다시 정상에 오르며 한국은 통산 최다인 6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백을 잡은 신진서는 좌변과 상변에 커다란 세력을 형성하며 유리한 형세를 이끌었다. 셰커가 실리를 챙기는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총공격에 나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신진서의 압박에 시종일관 끌려 다녔던 셰커는 어떻게든 판을 흔들어보려 했지만 신진서가 실수 없이 침착하게 받아내자 결국 돌을 던졌다. 결승 3번기에서 2승을 거둔 신진서는 셰커와 상대 전적을 2승 1패 우세로 뒤집었다.

신진서는 우승 후 "응씨배만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이전 세계 대회에서 많이 패하기도 해서 이번 우승이 특히 값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국가 대표팀에서 공동 연구도 하고, 개인적으로 시간 안배를 위해 포석 준비도 많이 했다. 벌점을 받지 않기 위해 많이 신경 썼다"며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부담을 느껴서였는지 대국 전 잠을 잘 못잤다. 하지만 중국에 심범섭 단장님, 목진석 감독님, 한종진 사범님 등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 (6월) 란커배 패배 이후에도 믿어주고 응원해주신 바둑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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