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골절→스포츠 탈장→캡틴 SON'...손흥민은 한 번도 쓰러진 적 없다 "국가의 아이콘+영향력 지닌 선수"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지난 시즌 다양한 이유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손흥민은 쓰러지지 않았다. 주장 완장을 달면서 더욱 비상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에게 지난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손흥민도 새 시즌을 앞두고 "정말 힘든 순간이었다. 나는 항상 고통을 숨기는 타입이다.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오히려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라면서 "지난 시즌 내내 말 그대로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모든 달리기, 패스, 슈팅, 회전, 멈추는 것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받았다. 운동을 하지 않는 평소에는 괜찮았지만, 경기장에 나서면 이상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시즌 도중 수술을 꺼려했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왜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지 않았는지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시즌 동안 클럽을 위해 매 순간이 어려운 순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욱 시간을 돌려보자면, 손흥민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입으며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1%의 가능성을 믿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뛸 정도로 열정을 보여줬다. 우려와는 다르게 손흥민은 팀의 주장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원정 두 번째 16강을 견인하기도 했다.
소속팀에서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경질, 이반 페리시치와의 동선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손흥민은 지난 4월 브라이튼전을 통해 EPL 통산 100호골 고지를 넘어섰다. 2022-23시즌 3골을 더 추가한 손흥민은 EPL 득점 랭킹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손흥민은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7년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은 마이클 오언, 로멜루 루카쿠, 제이미 바디, 로비 킨이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사디오 마네, 티에리 앙리(8시즌),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9시즌), 프랭크 램파드(10시즌), 웨인 루니(11시즌) 등이 7시즌 이상 두 자릿수 골을 넣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받았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4-15시즌에 처음 주장을 맡았던 위고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부주장으로 선정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 발표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단 미팅에서 직접 손흥민을 앞으로 불러내 주장으로 임명했다.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손흥민은 경기 전 주장직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팀 동료들 앞에 섰다. 손흥민은 앞으로 다가올 시즌에 대해 규율을 유지하고, 열심히 훈련하며 모두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했으며 새 주장으로서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모두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알고 있으며 드레싱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그룹을 초월한다.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에서 성취한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손흥민은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돼서 매우 영광이다. 정말 놀라웠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난 이미 선수들에게 모두가 경기장 안팎에서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시즌이자 새로운 시작이고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주장이 된 뒤, 가장 먼저 팬들을 챙겼다. 개막전 브렌트포드 원정길에 나선 토트넘은 경기 전 킥오프에 앞서 원정석 앞으로 뛰어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는 손흥민이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당시 메디슨은 "어젯밤 쏘니가 내게 문자를 보냈고,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그는 (원정) 팬들 앞에서 허들(둥그렇게 모이는 행위)을 해서 그들이 일부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길 원했다. 끝까지 응원해 주는 것에 감사하듯이, 팬들도 분명히 그것에 대해 고마워했을 것이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에 '풋볼 런던'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임을 극찬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는지 보여주는 것은 공개적으로 나타난 행동뿐만이 아니다. 그는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도 팀과 함께 일하며 주장으로서 책임을 맡아온 모습이 더 많은 토트넘 내부에 감명을 주었다"고 전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자질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에서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큰 놀라움이 될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손흥민이 주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놀랐다"며 손흥민의 주장 자질에 대한 평가를 전했다.
이어 "외부에서 보면, 손흥민의 주장 자리는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이지만, 토트넘 내부와 떠난 일부 사람들 가운데에선 여전히 놀라움이 있다. 손흥민과 함께 여러 해 동안 일하고 경기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에게 주장 완장을 주어 클럽을 매우 다른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로 결정한 사실에 대해 놀람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손흥민은 리더십 그룹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뒤 주장은 줄곧 위고 요리스였다. 그와 함께 해리 케인이 부주장직을 맡으며 손흥민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상황은 많지 않았다.
매체 역시 "손흥민은 항상 클럽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왔지만 그를 리더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손흥민은 최근 몇 년 간 팀의 선배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요리스, 케인, 에릭 다이어 그리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포함된 리더 그룹에 속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주장에 손흥민을 선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미 손흥민의 리더십에 대한 극찬을 하며 언질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라이언 시티와의 프리시즌 일정을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내가 생각하기에 진정한 리더십 특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선수다. 그는 거의 모든 그룹에 섞여있다. 그가 단지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서도 주장이고, 오랫동안 국가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놀라진 않지만, 그는 팀 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손흥민은 이미 팀 내 분위기 메이커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이 팀 동료들과 서슴없는 장난을 치거나, 가벼운 농담을 하기도 하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영상이 이미 SNS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리더십 자질은 충분했다. 손흥민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기점으로 기성용이 대표팀을 은퇴한 뒤,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햇수로 6년 동안 주장 완장을 차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주장 완장과 안면 마스크를 쓰고 팀의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경기장 안에서도 손흥민은 이타적인 플레이어로 변화했다. 손흥민은 지난 맨유전 본인이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팀 동료들을 활용하고, 더욱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건네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실제로 이날 손흥민은 키패스 4회를 기록했다.
또한 축구 통계 매체 'OPTA'에 따르면 손흥민은 맨유와 토트넘 선수를 통틀어 파이널 서드에서 가장 많은 패스에 성공했다. 그만큼 공격 관여도는 가장 높았지만, 직접 마무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땐 적극적으로 동료를 활용했다.
개인의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우선인 것을 플레이로 보여줬다. 실제로 손흥민은 맨유전이 끝난 뒤 "정말 행복하다. 우리가 정말 잘하고 있다. 후반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선수들의 에너지가 정말 환상적이었다"라며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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