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돌아오고 쫓겨났잖아"…사이영상급 영건, TOR 가을 비밀병기 될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하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쫓겨났다."
캐나다 스포츠매체 '스포츠넷'은 23일(한국시간) 토론토 영건 알렉 마노아(25)의 현주소를 이렇게 표현했다. 마노아는 2021년 데뷔 시즌부터 '차기 에이스감'이라 불리며 주목받은 루키였다. 지난해는 31경기, 16승7패, 196⅔이닝, 평균자책점 2.24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인 때부터 베테랑 류현진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졸졸 쫓아다니며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유명해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류현진바라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마노아는 올 시즌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9패, 87⅓이닝, 평균자책점 5.87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가 4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마운드 위에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마이너리그에서 재정비하고 돌아와도 마찬가지였다. 마노아는 지난달 8일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한 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당시 지옥의 17연전을 위해 6인 선발 체제를 구상했던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결국 마노아를 다시 마이너리그로 보내고 5인 선발 체제로 버텨야 했다.
슈나이더 감독이 마노아에게 다시 한번 재정비 기회를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히 류현진 덕분이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마노아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쫓겨났다고 표현했지만, 류현진이 건강하게 돌아오지 못했다면 선발투수 한 명이 귀한 토론토는 마노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 가을야구와 더 멀어질 수도 있었다.
류현진은 슈나이더 감독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면서 동생 마노아가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줬다. 류현진은 복귀 후 등판한 4경기에서 2승1패, 19이닝, 평균자책점 1.89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고 13개월 동안 재활하다 돌아온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물론 구속은 시속 80마일 후반대로 형성되고 있지만, 체인지업과 커브, 커터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영리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 나가고 있다. 괜히 토론토가 4년 8000만 달러를 안겼던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요즘이다.
이제 토론토의 남은 시즌 과제는 가을야구 진출과 마노아의 복귀 시점을 정하는 일이다. 일단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 분위기는 좋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3위를 차지한 시애틀 매리너스가 최근 8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4위 토론토 역시 3연승을 달리며 시애틀과 1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처럼 타선이 터져주고,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면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마노아가 지난해와 같은 기량을 회복해 준다면, 가을을 준비하는 토론토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마노아는 현재 트리플A팀 대신 토론토와 동행하면서 빅리그 콜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스포츠넷은 '마노아는 현재 토론토와 동행하고 있는데, 이른 시일 안에 복귀 등판할 계획이 있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 마노아가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지 않은 지는 12일 정도 지났는데, 선발투수로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할지 급작스런 부상자 발생 상황에 대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우리는 마노아가 적절한 시기에 돌아와서 다시 자기 임무를 해낼 수 있도록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마노아가 돌아왔을 때 생산적이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지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합류 관련 문제는 매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노아를 6선발 후보에서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류현진이 현재 안정적이더라도 막 부상에서 돌아와 관리와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마노아가 기량을 회복하길 기다리고 있다.
슈나이더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확신하긴 어렵다. 우리 팀에 다른 옵션도 생각하고 있는데, 물론 마노아도 그 옵션 가운데 하나다. 마노아든 다른 투수들이든 딱 맞는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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