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배터리 빨간불→ACL 본선 쾌거' 인천 김동민, "일본팀과 한일전 해서 꼭 이길래"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동민이 일본 팀과의 한일전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한국)는 22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하이퐁 FC(베트남)를 3-1로 꺾었다. 이로써 인천은 ACL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어려운 경기였다. 인천은 전반 초반에 실점을 내주면서 힘든 시작을 알렸다. 다행히도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만들면서 스코어 균형을 맞췄다. 다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위험한 상황을 여럿 헌납해 불안감이 형성됐다. 승부는 결국 연장전까지 접어들었고 에르난데스와 제르소의 골이 나오면서 본선 진출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날 12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는 김동민을 비롯해 무고사, 정동윤, 델브리지, 김동헌까지 5명이다. 김동헌은 골키퍼라 체력 소모가 덜하더라도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김동민은 경기 종료 후, 개인 SNS에 배터리가 20% 이하인 사진을 올렸다. 그만큼 힘들었을 터. 김동민은 23일, '인터풋볼'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힘들어서 올렸다. 7월 12일 울산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 상태다. 저희 계획은 전반에 많은 골을 넣고, 90분 이내에 빨리 승리를 확정 짓고 그동안 경기에 못 들어간 선수들을 넣고자 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됐다. 그러다 보니 120분간 많이 뛰게 됐고, 올해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금요일에도 리그가 있으니, 회복을 잘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저희가 이기면 한층 더 높은 순위로 갈 가능성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더 동기부여 삼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상대하고 싶은 리그로 "일본 팀을 만나고 싶다. 일본 선수들이 공을 잘 차기도 하고 팀들이 인프라가 좋다. 그 속에서 저희가 일본 팀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인천이 일본 팀보다 강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한일전이다. 그래서 일본 팀에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알렸다.
[이하 인천 김동민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
Q. 하이퐁전 소감은
A. "프로에 오면서 처음으로 K리그 팀이 아닌 아시아 팀과 경기하게 됐다. 좋은 교훈이 된 것 같다. 다른 나라이다 보니 저희와 다른 템포고 선수 정보도 부족해서 파악하는데 어려웠다. '아시아 무대는 힘들고, 어렵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Q. 하이퐁 10번 선수를 막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A. "감독님께서 하이퐁과 홍콩 레인저스 경기를 보고 오셨다. 그리고 전력분석관님께서 하이퐁 경기를 제공해주셨다. 그걸 보면서 준비했는데, 역시 실전은 많이 달랐다. 10번 선수를 수비하게 됐는데, 피지컬이 워낙 좋다 보니까 애를 많이 먹었다. 덩치가 있어 힘이 좋을 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있었다. 피지컬적인 면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본선에 가면 더 쟁쟁한 팀들이 많을 텐데, 제가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Q. 이른 실점으로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A. "모든 선수가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서 당황했을 것이다. 저도 많이 당황스러웠고, 어떻게 해야 할지 싶었다. 그런데 무고사가 '침착하자.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만들자'라고 다독여줬다. 그래서 진정이 많이 됐다. 다만, 경기하면서 주도적인 게 아니라, 반대로 수비를 많이 했다. 저희가 압박을 가면 하이퐁 선수들이 압박을 풀어내는 것도 많이 있었다. 경기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Q. 120분을 전부 뛰었다. 많이 힘들었는지, 인스타그램에 배터리 사진을 올렸는데
A. "힘들어서 올렸다. 7월 12일 울산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 상태다. 저희 계획은 전반에 많은 골을 넣고, 90분 이내에 빨리 승리를 확정 짓고 그동안 경기에 못 들어간 선수들을 넣고자 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됐다. 그러다 보니 120분간 많이 뛰게 됐고, 올해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금요일에도 리그가 있으니, 회복을 잘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저희가 이기면 한층 더 높은 순위로 갈 가능성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더 동기부여 삼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
Q. 수원FC전 가능한 건지
A. "감독님께서 뛰게 해주시면 저는 가능하다(다급). 선수로서 경기를 못 뛰는 것보다 뛰는 게 행복하다. 무조건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모든 선수 또한 힘들지만,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기에 잘 준비하고 있다."
Q. 인천 원클럽맨이다. ACL 본선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
A. "2016년부터 2020년도까지 쭉 강등권이었다. 제가 2017년에 데뷔했고 팀이 계속 강등권에 맴돌고 있었다. 다들 인천이 상위 스플릿도, ACL도 못 가는 팀이라고 했다. 운 좋게도 제가 제대하고 나서 인천이 상위 스플릿에 가서 4위를 하게 됐다. 그리고 ACL 진출권을 거머쥐어 행복했다. 저도 행복하지만, 아무래도 저보다도 고생한 (김) 도혁이 형이 더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한다. 도혁이 형이 저보다 더 많은 힘듦을 겪으셨다. 물론 (이) 태희도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힘든 관문을 넘었으니, 본선에 가서는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준비해서 조별리그를 넘어 16강까지 가보자고 다짐했다."
Q. 선수들끼리 어떤 대화를 했는지
A. "라커룸에서 무고사가 '우리가 인천의 한 역사를 세웠다. 그 역사를 세운 멤버이기에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오늘 밤 힘든 경기를 했지만, 우리는 즐길 자격이 있다. 오늘, 내일 잘 즐기고 다가오는 수원FC전을 잘 준비하자'라고 했고 (오) 반석이 형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수원FC전에는 무조건 승리할 수 있도록 모두 잘 준비하자'라고 하셨다. (이) 명주 형은 '우리가 하이퐁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배움 삼아서 ACL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말씀하셨다. 저는 저희가 하이퐁전에서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방심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교훈 삼고, 경각심을 가져서 ACL 본선에서 잘하자'라고 했다."
Q. ACL 본선 무대에서 어디까지 도전하고 싶은지
A. "당연히 결승전에 가고 싶다.(웃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잘한다면은 그만큼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2022년도에 대구가 16강에 간 걸로 안다. 저는 대구의 기록을 깨고 싶고 더 많은 승리를 하고 싶다."
Q. ACL에서 특히 만나고 싶은 팀이나 리그
A. "일본 팀을 만나고 싶다. 일본 선수들이 공을 잘 차기도 하고 팀들이 인프라가 좋다. 그 속에서 저희가 일본 팀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인천이 일본 팀보다 강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한일전이다. 그래서 일본 팀에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인천 군기반장인 것 같다. 광주FC전 종료 후 따끔하게 한마디 한 것 같은데
A. "제가 중간 역할이다. 고참 형들께서 어린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신 것 같다. 그래서 중간 역할인 저나 (문) 지환이나 94년생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날 제가 열이 정말 많이 받았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수비도 많이 가담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보였다. 그래서 뭐라 했다. 광주전 전에 대구전에서도 반석이 형이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요구했었다. 그랬는데도 광주전에서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얘들한테 '주장이 저번 주에 얘기한 거를 쉽게 생각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따끔하게 얘기했다. 따끔하게 한 것은 애정이 있는 선수들이고, 그만큼 실력이 있는 선수들인데 자신의 가치를 깎아 먹는 것 같았다. 본인들이 힘들게 프로에 올라왔고, 힘들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그랬다. 경기 끝나고 집에 왔는데 (김) 보섭이가 개인 카톡으로 '쓴소리 해줘서 고맙다. 그런 쓴소리가 필요했던 것 같다. 다음 경기에는 기본에 충실해서 잘하겠다'라고 보냈다. 하이퐁전에서 (천) 성훈이도 동점골을 넣어줘서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보섭이도 자기 자리가 아닌 윙백에서 수비, 공격을 해줬다. 제가 말한 부분에서 변화를 한 것 같아 고마웠다."
Q. 들어 보니 군기반장이 맞다. 미래에 인천 주장 욕심이 없는지
A. "저는 아직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주장이란 역할을 해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상무에서 주장을 맡았던 지환이가 했으면 한다. 지환이도 군기반장이다. 서로 군기반장 역할인데, 저보다도 지환이가 운동장에서 파이팅이 있고 얘들한테 뭐라 하는 경우도 많다. 저는 도와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부주장이라고 보면 될까) 그렇다."
Q. 인천에서 100경기 넘게 뛰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A. "프로 생활을 하면서 큰 부상이 없었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안전하게 치르고 싶다. 그리고 퍼포먼스가 더 올라가면 좋겠다. 더불어 ACL에 나가기 때문에 그 무대에서 잘한다면 타국에 저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와 팀의 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다."
Q. 인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어제 하이퐁 경기 때 비가 많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께서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팬들께서 전후반, 연장전을 보시면서 경기력에 불만을 가지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끝까지 응원을 해주셔서 선수들이 힘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 ACL 본선에 나가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김동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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