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지주사' 최고경영자 독주 자기사람 심어 '장기집권 플랜' 가동
5대금융지주 수장 4명 교체
새로운 리더십 문화 바꿀 기회
회장 연임 골몰하는 구조 깨야
◆ 금융지주법 대수술 ◆
금융규제 완화 못지않게 금융지주 스스로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는 모습이 요구된다. 특히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한 금융지주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경영을 가능케 했던 후진적 지배구조를 바꿔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금융지주 회장 4명(신한·우리·NH·BNK금융지주)이 교체됐고, KB금융지주에선 윤종규 회장 후임자를 뽑는 경쟁의 막이 올랐다. 금융권에선 5대 금융지주 수장 중 4명이 바뀌거나 바뀔 예정인 현시점이 금융지주의 새로운 리더십 문화를 뿌리내릴 기회로 본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을 '회장의 장기 집권 불가' 프레임으로만 접근해선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 한 금융당국 인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17년째 경영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회장이 3연임을 시도해도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지주 스스로 알아야 한다"며 "개인 역량, 내부 통제, 주주와 고객에 대한 책임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 능력, 정무감, 조직 장악력, 대외적 관계 맺음에서 탁월한 면을 갖추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연임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이 같은 조건을 갖춘 회장은 소수인 데 반해 그렇지 못했던 회장들이 연임 플랜을 가동했던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백조 원에 달하는 금융지주를 이끌 역량이 부족함에도 일단 회장이 되면 '자기 사람'을 이사회에 배치해 참호를 구축하고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연임을 위한 경영 행보를 펼치는 후진적 구조부터 깨야 한다는 의미다.
또 금융지주 회장들은 본인이 물러나더라도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할 때 업무 능력보다는 퇴임 후 본인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강했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회사'에서 지주 회장들의 경영 독주에 대한 폐해가 지적되고 변화의 필요성이 요구됐다.
때마침 올해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의 거버넌스 개선이 화두가 되자 새로 취임한 수장들은 지배구조 선진화에 공을 들였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부통제 책무구조도의 조기 도입을 밝혔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했다.
금융권에선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이 지배구조 선진화의 또 다른 새 기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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