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에 SOC 예산…내수진작·총선표심 '두마리 토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는 내년에 지역별로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23일 내년 예산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역별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 빼곡하게 적힌 목록을 내놨다.
당정이 긴축예산 기조 속에서도 SOC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한 것은 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 성격도 있다. 지하철·고속철도 등 대형 인프라 투자는 지역의 교통난을 해소해 집값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건설 기간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SOC 사업에 우후죽순으로 예산이 배정된 것 아니냐는 염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은 인천발 KTX 건설, 경기는 GTX-A 노선 조기 개통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서울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등 노후 시설 개선을 위해 예산 증액을 추진한다. 이 밖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대구 도시철도 엑스코선, 경북 메타버스 허브, 충남 서산공항,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등도 예산안에 반영된다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이 밝혔다.
특히 총사업비 13조7000억원 규모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여야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은 내년 총선에서 여야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내년 말에 계획대로 착공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보상비가 마련돼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사하갑)도 최근 부산시와 진행한 회의에서 "예산 편성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호남권인 광주에 아시아물역사테마체험관 조성사업, 전남에 인공지능(AI)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 예산을 정부안에 편성한 것은 국민의힘 요청이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민원성 지역 개발 요구가 강해진 가운데 경기 부양 필요성이 커진 정부가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지역별 SOC 건설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역별로 굵직한 토목사업이 시동을 걸며 내년 SOC 총예산 규모가 얼마로 책정될지도 관심사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토목 중심 SOC 확충은 지양하겠다는 기조였지만 대규모 국책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면서 SOC 예산이 2018년 19조원에서 2022년 28조원으로 급증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쪽지예산 등 형식으로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며 국회 심사를 거쳐 정부안보다 SOC 예산안이 늘어나는 점도 한몫했다. 윤석열 정부는 긴축재정 기조로 돌아서면서 올해 SOC 예산을 전년보다 3조원 줄인 25조원으로 편성했지만 내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교통 인프라 사업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추진할 만하다"며 "다만 이 같은 인프라 사업에는 거액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예타를 엄밀하게 실시하고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여파로 사업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던 새만금 SOC 예산은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국제공항, 신항만 구축 등 새만금 SOC 사업에 국가 예산 8400억원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처 심의 단계에서 35%가 삭감된 5464억원으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당이 새만금 예산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벼르고 있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내년 살림살이인 총수입과 총지출을 정리한 예산 정부안을 오는 29일 공개한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께 확정된다.
[홍혜진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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