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하면 손해본다는 문화 고쳐야 합니다"
與 의원 모임 '국민공감' 강연
구한말 선교사 유진벨 증손
4대째 한국서 교육·의료활동
주류·비주류, 파벌문화 비판
감정적·배타적이고 법 안지켜
"비행기 안뜬다고 데모해서야"
"한국(인)이 타협을 잘 못하고 단합을 잘하지 못하는데, 좀 더 발전하려면 이런 점을 고쳤으면 한다."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사진)가 23일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공부 모임 '국민공감' 강연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우리가 잃어버린 1%'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19세기 미국에서 선교사로 한국에 건너온 유진 벨 씨의 증손자인 인 교수는 2012년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귀화 1호가 됐다. 인 교수 가문은 4대째 한국에서 교육·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 교수는 미국 의회가 상·하원으로 출발한 것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첫 단추가 대타협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말로 타협은 '내가 손해 보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내가 손해 보고 이기는 것'이다. (한국이) 그 문화를 좀 고쳐야 하고 여러분(국회)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 교수는 "(한국은) 단합을 잘하지 못한다. 주류·비주류 알죠"라며 "병원에서도 선거를 하면 경기고, 용산고, 제물포고등학교도 대단한데 저는 외국인학교를 졸업해서 줄 설 데가 없었다. 그런 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 교수는 한국인이 고쳐야 할 점으로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배타적이고,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을 꼽으며 "비행기가 안 뜬다고 데모하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고, 한국은 미워하는 사람을 제쳐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좌익 진보라는 사람들이 아직 철이 안 든 로맨티스트라고 본다"며 "저는 북한에 29번을 다녀왔다. 경찰도 죽을까 봐 조를 짜고 순찰하는 곳에서 살았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치안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 4·3 폄훼 발언 논란 등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에 대해 "그분이 말실수를 좀 했는데 그분 말실수가 오해다. 이것은 여러분이 이해해주셔야 한다"고 감쌌다. 그러면서 "내가 (북한) 만경대를 7번 갔는데, 북쪽에선 김구 선생을 김일성의 아주 한참 아래로, 김일성에게 배우러 온 초등학생으로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인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영어 연설에 대해 "대통령이 영어를 그리 잘할 줄 몰랐다"며 "영어가 거의 완벽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은 '고향의 봄'이란 노래를 부르면 눈물이 나는데, 윤 대통령이 부른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 사람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노래"라고 말했다.
인 교수는 이날 강연 도중 "어제 기자에게서 전화가 와서 '당신, 국민의힘으로 출마하냐'고 해서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했다.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니 끊으라고 했다"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인 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실제 여당 일각에서는 인 교수를 인재 영입해 내년 총선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 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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