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불확실성이 기업가치 깎아 … 韓상속제도 개선해야

2023. 8. 23.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최근 둘째 딸인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에 대한 승계 의지를 명확히 했다.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법인 와이엠에스에이(YMSA) 주식 일부를 성 부회장에게 증여하면서다.

YMSA는 영원무역그룹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9%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YMSA의 주주는 성기학 회장과 성래은 부회장 2인이다.

현재 영원무역그룹은 성 회장과 '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으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을 비상장기업 YMSA가 29.09%, 성 회장이 16.77%를 갖고 있다.

성 회장이 지난 3월 성 부회장에게 증여한 지분 가치는 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여세 850억원은 YMSA 보유 부동산을 영원무역에 매각한 뒤 이를 성 부회장에게 빌려줘 마련했다.

일각에선 이 과정에서 영원무역홀딩스가 배당 기준을 연결 기준이 아닌 별도 기준으로 바꾸는 배당 축소 발표로 증여세 부담을 덜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성 회장은 "홀딩스는 자회사 배당을 받아 운영되는 회사인데 없는 돈을 빌려서 배당을 지속하는 건 장기적으로 회사는 물론 주주에도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봤다"면서 "그걸 고친 걸 증여와 연결시켜 보는 분들이 있는데, 시기적으로 공교롭게 주가가 잠깐 내려가긴 했지만 4개월 종가 평균을 내보면 오히려 올랐다. 증여세를 아끼겠다는 꼼수는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증여세 반영 기간(2월 1일~5월 31일)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2월 1일 주당 6만800원에서 5월 31일 주당 6만7200원으로 올랐다. 성 회장은 "이번에 증여를 결정하게 된 건 올 들어 할증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세금을 한 번에 낸 걸 두고도 이상하다는 말을 하던데, 회사에 돈이 있는데 왜 세금을 늦게 내야 하느냐. 이번 증여로 우리가 세금으로 낸 돈이 다 국고로 들어갔다. 국가 재정을 위해서라도 빨리 내야 한다고 봤다"고 했다.

또한 YMSA 보유 부동산 매각대금을 성 부회장에게 대여해준 것과 관련해 "성 부회장이 이자로 4.6%를 YMSA에 낸다. 회사로선 은행에 예금을 넣는 것보다 더 이득이라 그리 했다"고 말했다.

현재 상속제도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성 회장은 "우리나라 상속제도는 기업하는 사람의 의욕을 꺾는다"고 했다. 그는 "지금 같은 기업 상속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오너들이 승계 계획조차 세울 수가 없다"며 "나조차도 언제 다 물려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승계 구조가 확실치 않다는 문제가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주가 디스카운트를 야기했다고 본다. 회사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