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30대 희망퇴직' 속 열린 금융권 채용박람회…누구 뽑나 봤더니

오서영 기자 2023. 8. 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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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사진=SBS Biz)]
64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오늘(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됐습니다.

오전에만 1천여 명 넘게 입장했고, 이날 하루만 박람회에는 수천 명이 찾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금융권에서는 내일(24일)까지 열리는 박람회에 청년 2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금융권 취업 박람회 올해로 7회째…인터넷은행 '불참'

이번 박람회에는 5개 지방은행을 비롯해 은행 13곳 등 대형 금융사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150~200명 채용을 시작합니다. 신한은행의 올 하반기 채용 규모는 250명 내외입니다. 우리은행도 200~250명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농협은행도 100명 이내 수준의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 KDB산업은행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신입행원을 80명 내외로 채용할 예정입니다. 이어 IBK기업은행은 다음 달부터 약 170명의 하반기 채용을 시작합니다. 

지방은행의 경우, BNK경남은행과 DGB대구은행 다음 달 중으로 10명~15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합니다. 광주은행도 최소 20명 수준의 하반기 채용을 다음 달부터 실시합니다. 전북은행도 최소 20명에서 최대 25명 수준으로 채용할 계획입니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은 오는 31일부터 채용을 시작해 하반기 76명을 채용합니다. 이달 중으로 하반기 채용을 앞둔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신입직원을 모두 26명 채용할 계획입니다. 예금보험공사도 최소 20명에서 최대 30명까지 하반기 채용을 이르면 이달부터 실시합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이달 중으로 50명 내외의 인턴을 채용합니다.

다만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예정된 채용이 없다 보니 참여해도 은행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쳐 채용 박람회 목적과 다르다"면서 "해당 박람회에는 대학 졸업 예정자 등 신입 위주로 오다 보니 또 성격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주로 경력자 중심의 수시 채용을 하기 때문인데, 올 상반기만 지방은행 채용 규모를 넘어섰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지난달 토스뱅크는 출범 후 첫 대규모 공개 채용에 나섰는데, 10개 직군 40여 직무에 두 자릿수 채용을 실시합니다. 앞서 케이뱅크도 올 상반기 두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 공개채용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 방기훈(25)씨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데, 서류 전형 면제 혜택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어 감사하고, 실제 면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공채를 어떻게 준비하면 될지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방 씨는 "인터넷은행은 영업점 제한도 있고 확장해야 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많은 취업준비생이 시중은행뿐 아니라 모든 은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부스가 마련돼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 열풍…30대까지 짐 싼다

이번 역대 최대 규모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금융권의 대규모 희망퇴직 진행 중에 열렸습니다.

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역대 가장 많은 이익을 냈지만, 역설적으로 만 30대 젊은 은행원들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자발적으로 짐을 싸고 있습니다.

급증한 이익을 기반으로 좋은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고, '인생 2막' 설계를 서두르는 '파이어족' 증가 등이 겹쳤습니다.

주요 은행들이 영업점을 줄이면서 기존 30~40대 젊은 은행원들까지 희망퇴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어제(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 이전 출생의 부지점장급 이하 직원이 신청 대상입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은 줄었는데 지점장급은 많은 역피라미드 (인력 구조)"라며 "은행 산업은 급여를 많이 받는 15년 이상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해줘야 새로운 직원을 뽑을 수 있는 구조여서 매년 모든 시중은행이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권도 IT 직무 채용 집중…"전 직원 디지털 역량 필요"

디지털 전환 속에서 기존 인력을 줄이고 신입 행원으로 부족한 IT부문 인력을 충원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국민은행의 HR부 관계자는 "ICT 직무는 별도로 채용을 진행한다"면서도 "은행 디지털 (업무) 자체가 특정 업무라기보다 전반적으로 디지털화되고 있는 과정이어서 일반 행원들도 디지털 역량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업은행 인사부 관계자도 "채용할 때 디지털 (역량)이 중요하다 보니까 디지털 직무를 신경 써서 계속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느 부서에 가도 디지털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박람회에는 IT를 전공했거나 금융DT 자격증을 소지한 지원자들이 모의면접을 보기 위해 몰렸습니다.

실제 모의면접을 진행한 BNK경남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지원 계기 등을 물어보니 대부분 지원자가 경남은행이 디지털뱅크로의 전환을 집중해서 하고 있다는 점을 봤다고 말했다"면서 "디지털이 대세이다 보니 전문인력을 계속 채용하고 있고, 공채 때도 디지털 관련 자격증을 가점하는 등 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디지털 관련 직무의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확대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공기업도 디지털 관련 직무의 채용 규모를 늘리는 추세에 동참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전체 채용 인원의 10% 미만으로 채용했던 규모를 지난해부터는 10% 이상으로 확대해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IT 분야는 이직이 잦고, 모든 사업 분야에 IT 인력이 투입돼 인력이 모자라 각 부서에서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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