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피프티 편파 논란, 해명 골든타임 이미 지났다 [Oh!쎈 이슈]
[OSEN=연휘선 기자] "현재 내부 입장을 정리 중입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던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향한 여론에 '그것이 알고 싶다'의 편파 방송 의혹이 불씨를 지폈다. 피프티피프티를 향한 비판 여론 속에 나흘째 해명이나 입장도 없어 30년 넘은 사회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마저 위기에 처했다.
23일 SBS 측은 '그것이 알고 싶다(약칭 그알)'와 관련해 OSEN에 "현재 제작진이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지난 19일 방송된 1365회에서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다뤄진 이후 나흘 만에 침묵을 깨고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한 모양새다.
다만 '그알'의 피프티피프티 편파 방송 의혹과 관련해 SBS나 제작진의 입장문이 언제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현재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장을 맡고 있는 장경주 SBS PD 또한 OSEN과의 통화에서 "현재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이후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피프티피프티 사태는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신곡 '큐피드'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사랑을 받고 있던 가운데 소속사 어트랙트를 향해 전속계약분쟁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 어트랙트 측은 외부세력의 멤버 빼가기 이른바 '템퍼링' 의혹을 제기하며 관계사 더 기버스를 그 상대로 지목했다. 이에 더 기버스를 둘러싼 과거 템퍼링 의혹들이 보도되고, 어트랙트 대표의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한 사재를 턴 노력들이 미담으로 회자되며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더 기버스는 관련 의혹들 모두에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피프티피프티 측 또한 어트랙트에 정산 문제를 제기했는데 자극적으로 말을 돌리고 있다며 법원의 합의 조정 권고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피프티피프티는 가수를 안 하면 안 했지 어트랙트와의 전속계약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반대로 어트랙트는 여전히 피프티피프티와의 계약 유지를 원하는 상황이다.
첨예한 양측의 입장 차이 속에 지난 19일 방송된 '그알'에서는 더 기버스를 향한 의혹들이나 어트랙트의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한 노력들은 축소되거나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피프티피프티 측의 인터뷰로 어트랙트를 향한 정산 불신이 강조됐다. 방송 말미에는 소녀들의 꿈이 짓밟혔다는 듯한 뉘앙스의 감정적인 호소가 덧붙어 사안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인식을 주는 데에 실패했다.
이미 여론의 무게추가 어트랙트 측에 상당히 기울었던 상황. 이에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듯한 '그알' 측을 향해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3000개 이상 쌓이도록 도배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관련 민원이 폭주하며 400건 넘게 밀려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와 '그알' 측은 침묵을 고수했다. 대중의 질타를 묵살하는 듯한 태도에 해당 회차를 향한 비판은 제작진과 방송사 전체를 향한 반발심으로 확산됐다. 사회 고발 이슈로 시청자를 설득해야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외면하는 듯한 태도가 고압적으로 비쳤고, 문제 해결은 커녕 부족한 취재로 질타를 받는 상황도 무시하는 모양새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신뢰도마저 떨어트렸다.
추락하는 데에는 날개가 따로 없는 법. 1992년부터 31년을 달려온 '그것이 알고 싶다'이지만, 명예가 곤두박질 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켜켜이 쌓아온 신뢰의 공든탑이 허술했던 것은 아니나, 그만큼 최근 대중의 판단이 빠르고 단호하며 여지나 자비가 없는 점을 간과한 패착이다. 이러한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제작진의 방송이라는 결과물에 시청자를 가르치려는 듯한 고압적인 태도를 거론하며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해명을 위한 골든타임이 허망하게 휘발된 꼴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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