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20년 넘는 올드카 구해요” MZ의 新 ‘차테크’

김민소 기자 2023. 8. 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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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직장인 최 모(27) 씨는 출시된 지 20년 가까이 된 폭스바겐 루포를 구매했다.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모델을 발굴해 싼값에 사들인 뒤 후(後)작업을 거쳐 고부가 가치를 내는 올드카 소비문화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오래 정착한 선진 문화"라며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세상 단 하나뿐인 차를 만드는 MZ의 소비문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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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과 성취감이 ‘올드카’ 매력
시간 지날수록 가치 올라…가격 2배↑
“정보력으로 큰 부가 가치 내는 소비”

5년 전 직장인 최 모(27) 씨는 출시된 지 20년 가까이 된 폭스바겐 루포를 구매했다. 당시 최씨가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 가격은 약 1000만원. 이제는 부르는 게 값이다. 루포는 현재 단종된 모델인 데다가 국내에는 1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이따금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제 차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한다”며 “시간과 공을 들인 덕에 앞으로 구할 수 없는 차를 소유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생산된 지 20년이 넘은 ‘올드카(old car)’를 구매하는 MZ세대(1980~2000년생)가 늘고 있다. 이들은 희소한 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온 차량 매물 글들을 틈틈이 살펴본다. 한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중고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의 가치와 시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래된 차이기에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쯤은 차가 지닌 가치와 미래 차익을 생각해 거뜬히 감수하겠다는 호기를 보인다.

2001년에 생산된 폭스바겐사(社)의 '루포' 차량./독자제공

청년들은 차가 지니는 희소성과 차를 살 때의 성취감을 올드카의 매력으로 꼽았다. 올드카를 발굴해 ‘내 것’으로 만들 때의 짜릿함과 희귀한 차를 타고 다녔을 때 받을 수 있는 주변의 부러운 시선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3년 전 1991년도에 출시한 닛산의 휘가로를 구매한 김 모(32) 씨도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돈을 들여 휘가로를 샀는데 차에서 내릴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은근한 성취감을 느낀다”고 자랑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올드카를 수리하기도 한다. 직장인 오 모(31) 씨는 재작년 97년에 생산된 마쓰다 유노스를 600만원을 들여 구매한 후, 다시 같은 금액을 들여 차 외관을 수리했다. 차량 분해와 도색 작업을 거쳐 깔끔하게 정비된 그의 차는 나날이 값이 올랐다. 현재 중고차 매매 플랫폼에 올라온 차 시세는 2000만원 가까이 된다. 오 씨는 “차량 대수가 줄어가고 환경 규제도 심해지면서 올드카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기대 차익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주변에서 차를 팔라고 권유하는 분들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드카 구매에 필요한 역량이 돈보다 정보력이라는 점에서 MZ세대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완성차를 구매하기 위해 부(富)가 필요하다면, 올드카 구매엔 부품 하나까지 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지식과 정보력이 필요하다”며 “정보만 있으면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저가에 살 수 있다는 점이 MZ에게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이 같은 소비 흐름이 선진국형 소비 문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모델을 발굴해 싼값에 사들인 뒤 후(後)작업을 거쳐 고부가 가치를 내는 올드카 소비문화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오래 정착한 선진 문화”라며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세상 단 하나뿐인 차를 만드는 MZ의 소비문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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