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군가 작곡한 정율성 공원 만드는 광주시, 이게 정상인가 [사설]
강기정 광주시장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중국과 북한의 공산당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을 기념하는 역사공원을 만들겠다고 고집을 피울 리가 있겠나 싶다. 정율성은 한국전쟁에서 중국군의 일원으로 참여해 한국군을 짓밟으라고 전선 위문 활동까지 펼친 인물이다. 이런 그를 기념하겠다며 2004년 광주 양림동에 '정율성로'라는 거리를 조성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입구에 그의 동상까지 세웠으니 개탄할 일이다. 광주시는 이런 잘못을 고치기는커녕 48억원의 세금을 들여 공원까지 만들겠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강 시장은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며 공원 조성을 정당화했는데 비정상의 극치다. 관광객을 유치해 돈을 벌 수 있다면 대한민국을 없애려고 활동한 인물까지 기념하겠다는 것인가.
강 시장은 '기념'이라는 말뜻부터 공부해야 한다. 국어사전에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함"이라고 풀이돼 있다. 정율성이 광주시민의 마음에 오래도록 간직할 인물이라고 강 시장은 생각한다는 것인가. 정율성이 작곡한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과 북한군의 공식 군가로 불리면서 이들의 사기를 북돋는 데 쓰였다. 이런 그의 행적이 강 시장에게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솔직히 속내를 밝히고 개인 돈으로 기념사업을 하겠다고 해라. 광주시민의 세금을 가져다 쓰는 건 중단해라.
광주는 1929년 일제에 맞서 독립을 외친 대규모 학생운동이 시작된 곳이며 1980년에는 시민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민주화를 외쳤다. 정율성 공원은 이런 독립과 민주주의의 역사를 지켜온 광주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광주 출신으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인 김오복 여사 역시 "보훈 가족에게 피눈물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업"이라며 당장 중단을 촉구했다. 강 시장은 광주를 모욕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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