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참석에 당황"…선거공약 협약식 참여 수도권 기업도 증언

오미란 기자 2023. 8. 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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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핵심인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과 관련해 제주 향토기업 뿐 아니라 수도권 기업도 당시 도지사 후보의 참석 사실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한 채 행사에 동원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지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원태 도 서울본부장, 김태형 도지사 대외협력특보에 대한 10차 공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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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제주지사 10차 공판
"사업적 장점 기대…자의적으로 협약에 서명했다"
지난해 5월16일 오영훈 당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 현장 사진.(오영훈 제주도지사 SNS 갈무리)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핵심인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과 관련해 제주 향토기업 뿐 아니라 수도권 기업도 당시 도지사 후보의 참석 사실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한 채 행사에 동원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지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원태 도 서울본부장, 김태형 도지사 대외협력특보에 대한 10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수도권의 한 종합격투기 대회사 대표이사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A씨는 오 지사와 함께 기소된 경영 컨설팅 업체 대표 B씨의 소개로 지난해 5월16일 오 당시 도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문제의 협약식에 참석한 인물이다. 당시 협약식에 참여했던 수도권 기업 관계자가 법정 증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검찰은 오 지사를 포함한 피고인들이 한 사단법인의 조직과 거래관계를 이용해 도내외 11개 업체를 협약식에 동원하고 이를 공약 추진 실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A씨를 상대로 협약식과 오영훈 지사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A씨는 오 당시 후보의 협약식 참석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제주 기업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인 줄 알고 갔는데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 그런 분위기가 돼 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고 했다. A씨는 이어 당시 오 당시 후보로부터 명함을 받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A씨는 A씨의 회사와 오 지사의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공약'과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는 "상장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사업적으로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A씨는 이어 협약식 직후 상황을 묻는 오 지사 측 변호사의 질문에는 "(참여기업 대표들) 모두 협약에 동의해 서명부에 각자 서명했다"며 자의적인 의사에 따라 행동했음을 강조했다.

11차 공판은 9월 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제주지방검찰청 제공.

한편 이번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오 지사와 모 사단법인 대표 A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받고 있는 정 본부장과 김 특보, 모 경영 컨설팅 업체 대표 B씨 등 모두 5명이다.

검찰은 피고인 5명이 공모해 협약식 관련 사전선거운동을 했고, 특히 이 과정에서 A씨가 지난해 6월 B씨에게 협약식 개최비 명목으로 지급한 사단법인 자금 500만원은 오 지사를 위한 정치자금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오 지사와 정 본부장, 김 특보는 지난해 4월 선거캠프에 당내 경선에 대비한 '지지선언 관리팀'을 설치한 뒤 △교직원 3205명 △121개 직능단체 회원·가족 2만210명 △2030 제주청년 3661명 △제주대 교수 20명 등의 지지선언을 공약과 연계시키고, 동일한 지지선언문 양식을 활용해 보도자료로 작성·배포하는 등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당내경선운동을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B씨를 제외한 오 지사 등 4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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