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민주당 “일본바라기 정권, 오염수 투기 공범”···방류 저지 총력투쟁 돌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작 하루 전인 23일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오염수 투기 공범”이라면서 촛불집회까지 여는 등 방류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전쟁”이라면서 강력 규탄했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국민을 걱정하는 마음이 눈곱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당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가의 직무를 저버린 윤석열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면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서 국민께 명확한 입장과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를 겨냥해 “일본 정부의 최종 발표 전에 찬성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마디라도 말했어야지, 버스 떠난 다음에 손 흔드는 것도 아니고 정말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든 국민 피해 시나리오에 대비하도록 민주당을 이미 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오염수 투기 공범이자 국민 포기 정권”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후안무치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끝내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핵 오염수 방류에 동조한 ‘일본바라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는 이날 “전 세계적인 민폐 행위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무능하며 무책임한 데다가 비겁하고 뻔뻔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회견문에서 “국민 안전이 백척간두에 있는 중차대한 사안에 반대 입장도 내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무능 정부를 넘어 무정부상태 아니겠나”라고 질타했다.

전날 100시간 비상행동에 돌입한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 대변인을 자처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한다”면서 “국민의 정당한 우려를 괴담으로 몰고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던 마지막 기회, 한·미·일 정상회의조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본은 한국 정부의 승인으로, 사실상 양보로, 대단한 환경 재앙, 미래에 우리 세대를 위협할 환경 재앙을 선택했다”면서 “오늘 이 의지와 결의로 일본의 반문명적이고 반인류적이고 환경파괴적인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 계획을 철회시키자”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어 이번주 내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을 하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총집결대회도 열 계획이다.

정의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였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들은 ‘핵 오염수 투기 반대’ 팻말을 들고 오염수 해양투기 결정을 규탄했다. 첫 타자로 나선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 방조와 일본 정부의 독단으로 자행하는, 말 그대로 국제 테러가 아닐 수 없다”면서 “핵 오염수 테러의 방조범, 윤석열 정부 입장은 정말 역대급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어민들의 피해보상과 해양 복원을 위한 특별법 입법을 추진하는 동시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국제소송도 전개할 것”이라는 등 총력 대응 계획을 밝혔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실재하는 국민의 불신과 불안을 외면한 채 괴담 운운하며 횟집 투어, 수조 물 떠먹기 같은 언론 플레이만 하는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방관에 가깝다”면서 “일본의 해양투기 범죄 행위에 외양간 열어주고 도둑 환영하는 꼴이 된 정부”라고 비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