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맥신 이어 이번엔 양자컴퓨터 테마주 무더기 상한가
‘초전도체’와 ‘맥신(Mxene)’에 이어 이번엔 양자컴퓨터 테마주가 무더기 상한가(전일 대비 30% 상승)를 기록했다.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도 쓰일 수 있는 양자컴퓨터 소재를 찾았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상반기 이차 전지가 주도했던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술 상용화 가능성 등이 불투명한 ‘과학주’가 잇따라 테마 바람을 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우리로, 엑스게이트, 텔레필드, 케이씨에스, 코위버, 피피아이 등 양자컴퓨터 관련 주 6개가 줄줄이 상한가로 마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재욱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상온에서도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할 수 있는 물질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는 절대영도(-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 등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상태를 안정화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김 박사 연구팀은 ‘터븀인듐산화물’이 상온(영상 27도)에서도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일 수 있는 양자스핀액상(QSL)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에 지난 17일 실렸다.
연구진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터븀인듐산화물이 양자컴퓨터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을지 등을 더 연구할 계획이지만 관련 테마주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테마주를 띄우기 위한 허위 풍문 유포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테마주 투자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테마주별로 강세가 지속되는 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온 에코프로 등 이차 전지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이달 초 초전도체로 옮겨간 테마주 열기는 지난 21일엔 반도체, 전자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신소재인 ‘맥신’ 테마로 몰렸다. 국내 연구진이 맥신 대량생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주가에 불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하루 만에 주가가 급락하더니 이날은 대부분 반등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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