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칼부림·강간 살인…'은둔형 외툴이' 사건 후 일본이 한 일

김지성 기자 2023. 8. 23.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백주대낮 성폭행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일상 속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이상동기 범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회적 고립을 지목하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용어를 정의,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과 심리 지원 등에 나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7.28.


최근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백주대낮 성폭행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일상 속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잔혹한 범죄 피의자들 대부분이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다는 점이 밝혀지며서 전문가들은 추가 범죄를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피의자 조선(33)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동안 대출받은 300만원으로 생활했다. 조씨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도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다. 디시인사이드 등 커뮤니트 사이트 활동에 몰두했고 범행 전 이 사이트에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둘레길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폭행, 성폭행해 숨지게 한 최윤종(30)도 별다른 직업 없이 PC방과 집을 오가는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통화 기록은 대부분 음식 배달이었고 친구, 지인과 통화한 기록은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다. 2008년 6월 일본 도쿄 전철 아키하바라역 부근에서 가토 도모히로(당시 25세)는 트럭을 몰고 대로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주변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가토는 범행 직전까지 일본판 '디시인사이드'인 온라인 커뮤니티 '2ch'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1000건 넘게 올렸다고 한다. 검거 이후에는 "삶에 지쳐서 그랬다", "세상이 싫어졌다"고 진술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이상동기 범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회적 고립을 지목하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용어를 정의,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과 심리 지원 등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은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에서야 고립·은둔 청년 발굴을 위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고립 청년은 2021년 기준 약 54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보복운전, 층간소음 범죄 등 한국 사회는 이미 범죄의 토양이 매우 비옥한 상황이었다"며 "특히 사회적 연결, 연대감이 없는 사람들이 이러한 범죄를 확률적으로 더 많이 저지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20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책을 마련했지만 우리는 통계도 없는 초보 단계"라며 "먼저 실태를 파악해 왜곡된 의식, 불쾌 감정 등에 대한 해소 방안을 찾는 한편 경찰과 행정안전부, 학교 등 여러 기관이 연대하는 네트워크 치안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