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포스테코글루 시대' 중심은 주장단...'라커룸 인기 최고' 손흥민+'신입생' 메디슨+'남미 그룹 소통' 로메로

오종헌 기자 2023. 8. 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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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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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오종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변화를 위해 기존 리더 그룹이 아닌 다른 선수들로 주장단을 구성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새로운 주장이 되는 건 기존 주장인 위고 요리스가 떠날 예정이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상황에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고, 토트넘에서 가장 오랜 기간 뛴 선수 중 한 명이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하지만 토트넘 내부에서는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받은 것에 대해 놀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분명히 팀 내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이며,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손흥민을 리더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이미 요리스, 케인을 비롯해 에릭 다이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토트넘의 리더 그룹에 속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사진=토트넘

그러면서 "여기에 손흥민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제임스 메디슨이 부주장으로서 주장단에 합류했다는 소식 역시 놀라운 일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토트넘의 리더 그룹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메디슨은 이미 지난달 합류 직후부터 경기장 안팎에서 그룹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는 모두와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선수단에 신선한 숨결을 불어 넣었다. 로메로의 경우 부주장이 되면서 구단 내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선수 그룹의 대표가 되어 목소리를 내줄 수 있고, 때때로 신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에게 책임감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위고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다. 메디슨과 로메로는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듯했다. 리그 기준 28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쳤다. 레버쿠젠에서 뛰는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은 것에 비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그 여파로 인해 이적설이 발생하기도 했다. 분데스리가 복귀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다시 한번 자신의 증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그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손흥민은 이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빠르게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은 시즌을 거듭할 때마다 커졌다. 손흥민은 2016-17시즌 EPL 34경기 14골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꾸준하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시작된 2021-22시즌. 이미 직전 시즌 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게 손흥민의 한계가 아니었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내내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결국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23골로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다.


사진=토트넘
사진=손흥민 SNS

하지만 최고의 순간 뒤에 위기도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초반 약간의 부침을 겪었다. 개막전인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내 침묵에 빠졌다. 좀처럼 공격포인트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발 제외 여론이 형성될 정도였다.


여기에 부상까지 손흥민을 괴롭혔다. 손흥민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다. 그 상태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참가했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한국의 16강 진출에 보탬이 됐다.


또한 시즌 종료 후에 밝혀진 부상이 하나 또 있었다. 바로 스포츠탈장. 6월 A매치 기간 이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대한축구협회(KFA)는 "손흥민은 몇 주 전 스포츠 탈장 수술을 했다. 현재 회복 중에 있고, 경기 출전은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사람에 따라 회복세가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손흥민은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시즌에도 EPL에서 10골을 넣으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의미 있는 기록도 하나 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4월 브라이튼을 상대로 EPL 100호골을 성공시켰다. EPL 역사상 34번째이자, 이 역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다.


사진=토트넘

이제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2023-24시즌을 맞이한다. 사실 토트넘은 올여름 주장 교체가 불가피했다. 지난 시즌까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던 요리스 골키퍼는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부주장 해리 케인 역시 최근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확정됐다.


요리스는 2012-13시즌을 앞두고 올랭피크 리옹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는 입단과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30대 나이에 접어들면서 꾸준하게 대체자 영입설이 흘러나왔지만 요리스는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역시 초반에는 주전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부상 변수도 있었고, 나이 따른 기량 하락세도 보였다. 물론 좋은 선방을 기록할 때도 있었지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리고 시즌 막바지 아쉬움 남는 경기가 발생했다. 바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6 대패. 당시 요리스는 선발로 나섰고, 전반전에만 5실점을 헌납한 뒤 교체됐다. 교체 이유는 부상으로 알려졌지만 이 경기가 고별전이 되고 말았다. 토트넘은 현재 굴리엘모 비카리오라는 대체자를 영입했다. 요리스는 내년 여름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이미 이적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요리스는 프리시즌 일정도 소화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떠나는 게 확실시된 선수를 새 시즌 구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요리스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찬 선수는 케인이었다. 케인 역시 지난 시즌 종료 이후 꾸준하게 이적설이 있었음에도 투어 기간 내내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나섰다.


사진=토트넘

그러나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이적하게 됐다. 토트넘이 뮌헨의 오퍼를 수락한 뒤 선택권은 케인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는 이적을 결심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빠르게 오피셜이 나왔다. 케인의 계약 기간은 2027년 6월까지이며, 등번호 9번을 달고 뛴다.


이렇게 두 선수가 떠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많은 선수들 가운데 손흥민을 주장으로 택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토트넘에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전에도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한 바 있다. 그는 프리시즌 투어 기간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와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를 언급했다.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내가 생각하기에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는 거의 모든 그룹에 섞여있다. 단지 인기가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서도 주장이며, 정말 오랜 기간 한국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래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손흥민이 팀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실제로 손흥민이 주장이 되기 전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준 장면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풋볼 런던'은 6월 초 "손흥민은 지난 주말, 그가 왜 토트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인지 보여줬다. 그는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으며 늘 1군 훈련에 콜업된 유스 선수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20살 유망주인 매튜 크레이그는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 32분 이브 비수마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그의 데뷔전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선수단이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을 때 그에게 활짝 웃으며 다가가 오랜 시간 포옹을 했다"고 전했다.


그레이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20살 어린 미드필더다. 지난 시즌 리그 최종전이었던 리즈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하며 EPL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그에게 다가가 데뷔를 축하하듯 포옹한 뒤 오랜 기간 대화를 나눴고, 이 장면이 화제가 됐다. 손흥민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토트넘

시즌 개막 후에도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 경기 킥오프 전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진영 중앙 부분에서 둥글게 모여 파이팅을 외친다. 이를 허들이라고 하는데, 토트넘 선수들은 브렌트포드와의 개막전에 앞서 다른 위치에서 허들을 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은 토트넘 원정 팬들이 자리하고 있는 구역 앞에 모였다.


그 이유가 밝혀졌다. '부주장' 메디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는 "어젯밤 손흥민이 나에게 연락을 했다. 그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팬들이 선수들과 함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원정석 근처로 가서 허들을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디슨은 "손흥민은 원정석 쪽에서 팀 대화를 하고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확실히 우리의 행동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그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함께한다"고 말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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