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맥신 테마株… 초전도체 닮은꼴?
투자 열풍을 일으킨 초전도체의 후속 테마인 '맥신(MXene)' 관련주가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8월 23일 전날 일제히 급락세를 보인 휴비스, 코닉오토메이션, 나인테크, 태경산업, 경동인베스트, 아모센스 등이 재차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8월 21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22일 무더기로 폭락했다.
일부 기업, 맥신 관련성 부인
이날 경동인베스트는 -29.98%, 아모센스는 -29.86% 등으로 하한가를 나타냈으며 태경산업(-24.41%), 나인테크(-21.76%), 코닉오토메이션(-15.50%)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맥신 테마주로 엮인 일부 기업이 관련성을 부인해서다.이는 초전도체 테마주 주가와 유사한 흐름이다. 앞서 초전도체 관련 기업들도 초전도체 판단 검증에 앞서 관련성을 부인했다.
맥신 열풍은 8월 17일 이승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인도협력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맥신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2011년 발견된 맥신은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구조로 높은 전기전도성을 지녀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는 2차원 나노물질이다. 이런 이유로 맥신은 반도체, 전자기기, 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다만 맥신 표면에 덮인 분자가 불소인 경우 맥신의 전기전도성이 낮아지는데, 이를 분석하려면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도 며칠이 소요돼 지금까지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했다. KIST 연구팀이 맥신의 자기수송 특성을 계산해 맥신 표면에 흡착된 분자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데 성공하면서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에 6월 게재됐고, 이 학술지의 '올해의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 사이에서 맥신 관련 기업 찾기가 시작됐고, 관련 종목으로 투자심리가 쏠렸다.
휴비스는 맥신 관련 알루미늄·탄소나노튜브 복합체 분산기술 특허를 보유했다고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했다(그래프 참조). 이에 휴비스는 8월 22일 공시를 통해 "2021년 9월 맥신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현재는 등록심사 준비 단계에 있지만 KIST 연구와는 연관성이 없다"면서 "현재 맥신 특허 관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사업 계획도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휴비스 측의 부인에도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보합세를 보이다가 재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센스는 맥신이 대량 생산될 경우 무선충전 상용화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맥신과 당사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맥신 테마주로 묶인 다른 기업들도 맥신 대량 생산과는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코닉오토메이션은 맥신 나노기술로 세탁할 수 있는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한 최경철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이유로 맥신 테마주가 됐다. 나인테크는 맥신을 포함한 나노 신소재 연구를 진행 중인 인인식 한국교통대 교수 연구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어 맥신 관련주로 묶였다. 태경산업은 맥신 소재인 금속 카바이드 사업에 대한 기대로, 경동인베스트는 맥신 구성 요소인 티타늄 시추 관련 조광권을 보유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테마주 열풍 이어질 듯
올해 들어 리튬 염호를 시작으로 초전도체, 맥신까지 테마주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이슈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투자자들이 조정장이 길어지자 단기 차익을 위해 테마주로 몰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수급에 의해 급등한 주가는 재료가 소멸하면 순식간에 하락세로 전환된다는 점이다.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관련주에 강하게 쏠렸던 자금이 맥신으로 몰렸다가 8월 23일 다시 수급이 초전도체로 쏠리면서 초전도체 관련주가 반등하고 맥신 관련주는 급락하는 정반대 모습이 연출됐다"며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 간 수급 로테이션 속도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증시 전체가 방향성을 확실히 찾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테마주는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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