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첫날부터 붐빈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금융권 취업 문 열린다
김주현 위원장 "정보수집·면접·채용까지 모든 단계 지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은행·카드·보험·금융 공기업 등 금융 회사 및 기관이 참여하는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채용 박람회)의 막이 올랐다.
23일 오전 9시40분쯤 이번 채용 박람회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1관 아트홀을 찾았다. 공식 개막식이 열리기 전인데도 현장은 모의면접 등에 참여하기 위해 찾은 금융권 취업준비생(취준생) 및 학생들로 붐볐다.
◇역대 최대 규모 64개 금융사·기관 참여…이재근 국민은행장 "빅테크 중심 채용"
오는 24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은행 13개사 △금융투자 7개사 △생명보험 5개사 △손해보험 8개사 △여신금융 9개사 △금융공기업 16개사 △금융협회 6개사 등 역대 최대 규모인 64개사가 참여한다.
이날 채용박람회를 찾은 은행장 및 각 기업 대표들은 개막식 이후 자사 부스를 찾아 직원 및 취준생들을 격려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국민은행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은행의 인재상에 대해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창의력과 관련된 것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올해 채용 규모는) 타행 수준으로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디지털이나 AI는 정규 채용도 있지만 수시 채용을 통해 필요한 인재를 항상 뽑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예년보다 늘어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트렌드에 맞춰 늘리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며, 빅테크 쪽을 중점적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과 경남·대구·광주·부산·전북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은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이날부터 '현장면접'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은 이들 중 약 35% 이상을 우수면접자로 선발해 해당 은행 채용시 1차 서류전형을 면제하기로 했다.
◇모의면접 보는 2300여명 '간절함' 느껴져…새벽부터 지방서 올라온 취준생도
이날 모의면접이 예정된 취준생들은 노란 명찰을, 금융권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한 방문객들은 초록색 명찰을 차고 있었다. 취준생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한 손에는 예상 질문·답변 프린트물과 휴대전화를 들고 간절한 모습으로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만난 이모씨(28·여)는 "방금 하나은행에서 모의면접을 봤다"며 "서류전형 면제를 받기 위해 사전 서류심사를 접수해 다행히 통과해 오늘 기회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이번 채용박람회 참석을 위해 찾아왔다는 이씨는 "경남은행에서도 모의면접을 받을 예정"이라며 "취업 컨설팅 부스도 가보고 싶은데 차 시간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새벽에 광주에서 올라와 광주은행에서 모의면접을 봤다는 최재경씨(29·여)도 "모의면접이지만 면접이라 역시 많이 떨려 말을 평소보다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지난해에 처음 박람회를 알았는데, 참여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면접 외에도 금융권 채용과 관련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부스도 있고, 메이크업 팁을 알려주는 부스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 채용 박람회의 은행권 현장면접 실시인원은 약 2300여명으로 지난해 1300여명 대비 1000명 가까이 늘었다.
◇"면접시간 짧은 점 아쉽…기회 부족 지방에서도 취업 박람회 열렸으면"
이번 박람회에는 △고졸채용상담관 △홍콩취업관 △핀테크 등 금융 신(新)산업관 △채용 트렌드 콘퍼런스 등 다양한 부스도 마련돼 취준생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곳곳에는 교복을 입고 온 학생들이나 제대를 앞두고 군복을 입고 온 군인도 눈에 띄었다.
녹색 명찰을 차고 있던 이지원양(17)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번 채용박람회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학교 친구들과 함께 다같이 왔다"며 "아직 2학년이다 보니 금융권 취업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메이크업 부스에서 만난 한 메이크업 강사는 "금융권은 비교적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어 면접 때 눈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는 요령 등에 대해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 등을 알려주는 이미지 컨설팅도 진행돼 취준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코너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방에서 모의면접을 보러 참석했다는 A씨(29)는 "모의면접을 보긴 했는데 면접시간이 너무 짧다보니 지원자의 어떤 부분을 보고 뽑는지 잘 감이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지방 취준생들은 스터디 등 기회도 좀 부족한데 이런 자리가 지방에서도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금융권, 지난해 9000여명 채용…올해도 지난해 기준 이상 채용 예정"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금융권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하에 채용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역량과 열정을 갖춘 청년들이 금융권 취업에 도전하여 금융산업의 혁신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은 대면 고객 감소로 점포를 축소해야하는 상황에서도 금융보안 마이데이터 등 IT부문을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지난해 9000여명을 채용했다"며 "올해도 지난해 기준 이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64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금융공기업과 해외 금융기관에서도 취업 준비를 위한 정보 수집, 면접, 채용까지 모든 단계를 지원한다"며 "오늘 박람회를 통해 원하는 금융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고 열정을 갖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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