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HMM인수, 獨 하팍은 안돼"… LX·동원·하림 `3파전`
전문가 "금융논리만은 무리"
3조~4조 자금조달 여부 관건
국내 해운업계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전에 뛰어든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경우 '국부 유출'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를 외국 자본에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LX·동원·하림 등 3파전으로 전개될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누가 될 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범(汎) LG 계열이 힘을 보탤 경우 LX인터내셔널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팬오션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 하림과 계열 분리된 한국투자금융그룹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동원그룹 역시 만만찮은 상대다. 결국 6조원 안팎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누가 안정적으로 마련할 지 여부가 이번 인수전의 승패를 가를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가 경제·안보를 위해 HMM의 해외 매각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독일 하팍로이드로의 인수를 반대한 셈이다.
두 단체는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며 "HMM 해외 매각 시 수출입 물류를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 하고, 국가적 비상사태 시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팍로이드로의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면서 국내 업체 3곳으로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1일 마감된 HMM 매각 예비입찰에는 하팍로이드를 비롯해 LX인터내셔널,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조달 능력을 인수를 위한 최대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HMM의 자산 규모는 24조원 수준인데 하림(17조원), LX(11조원), 동원(9조원) 모두 HMM보다 적다.
HMM의 인수가격은 5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LX인터내셔널과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1조5000억원, 동원산업은 6000억원 수준이다. 추가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결국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거나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체 자금조달에 나서야 하는데 3조~4조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3사 모두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 LX의 경우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어 물동량은 물론 운임비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인수주체는 LX인터내셔널이지만 유상증자 등에 나설 경우 계열사들은 물론 과거 한 몸이었던 LG·GS 등의 후방 지원도 노려볼 만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림의 경우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어 HMM 인수시 컨테이너선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하림은 이번 인수전에서 J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는데, 지난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에도 합을 맞춘 경험이 있다. 팬오션은 하림에 편입된 이후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7896억원으로 2016년(1679억원)부터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동원산업은 동원로엑스(육상 물류),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항만)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HMM을 인수하면 해상 운송망까지 확보하게 된다. 부족한 자금 경쟁력은 계열 분리된 한국투자금융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해소하는 방안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김남구(60) 한투금융 회장과 김남정(50) 동원산업 부회장은 형제지간으로, 김재철(88) 동원산업 명예회장은 2004년 동원그룹을 금융-산업으로 계열 분리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해운 모두 국적사가 사라질 경우 해당 기업이 보유한 네트워크가 해외로 넘어가게 된다"며 "해외 업체 인수시 추후 독점 과잉 요금을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나올 수 있고, 네트워크를 회복하는 데도 만만찮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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