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권력 심장부’ 크렘린궁 코앞, 또 드론에 당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23일(현지시간) 또 다시 드론 공격을 받았다.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 공격은 이날까지 엿새 연속 시도된 것으로, 드론은 러시아 권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크렘린궁에서 불과 5㎞ 거리의 ‘모스크바 시티’에 떨어졌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스크바 시내 비즈니스 센터인 ‘모스크바 시티’가 드론 공격을 받아 건설 중이던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이날 공격의 여파로 모스크바 인근 공항의 운영도 일시 중단됐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새벽 방공망이 가동돼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의 모자이스코예 구역에서 드론 1대를 격추했고, 두 번째 드론은 모스크바 시티에서 건설 중인 건물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과 인접한 모스크바 시티는 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비즈니스 센터로 일부 정부 부처와 기업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모스크바 시티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사흘 사이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타스통신은 모스크바 시티 외에도 시내 북쪽 힘키 지역과 앙가르스카야 거리, 북서쪽 보로틴스카야 거리, 미치노 지역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모스크바 도심을 비롯해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부쩍 늘리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까지 6일 연속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주변 공항도 최근 며칠간 반복적으로 폐쇄됐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잇달아 드론 공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지만, 러시아군의 사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 노브고로드주 공군기지에서 러시아군의 초음속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 Tu-22M3가 드론 공격을 받아 파괴된 것을 두고 “러시아의 굴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당국이 당시 공격에 사용됐다고 밝힌 헬리콥터형 드론이 러시아 내부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은 “헬리콥터형 드론의 비행거리를 감안했을 때 이는 러시아 영토 내부에서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솔치2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대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우며 지극히 공정한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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