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데 눈앞 흐려지는 ‘중심장액망막병’ 발병 메커니즘 찾았다

문세영 기자 2023. 8. 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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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세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되거나 물체가 휘고 색이 다르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제학술지 '나노생명공학'에 실린 이 논문에 의하면 중심장액망막병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중심장액망막병과 연관된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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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를 검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30~50세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되거나 물체가 휘고 색이 다르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망막 중심부에 물이 차면서 망막이 부분적으로 박리되는 질환인 ‘중심장액망막병’ 때문이다. 시력이 좋은 젊은 연령대에서 급성으로 발병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이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준엽 안과 교수팀이 중심장액망막병 환자군과 대조군의 안구를 비교·분석해 환자에서 특정 마이크로RNA(miR-184)가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제학술지 ‘나노생명공학’에 실린 이 논문에 의하면 중심장액망막병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선 효과가 없어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중심장액망막병과 연관된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분석했다. 방수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에 차 있는 맑은 액체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바이오마커 중 체액으로 분비되는 인자들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이나 사이토카인을 분석했지만, 연구팀은 체액으로 분비되지 않는 인자들까지 포함해 조직과 세포의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방수 엑소좀에 집중했다.

방수 엑소좀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으로 살핀 결과, 환자는 miR-184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했다. miR-184을 정량 분석하는 연구팀의 기술을 적용한 결과에서는 100배 이상 증가한 수치가 확인됐다. 특히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에서 발현량이 더욱 증가했다. 

연구팀은 miR-184가 혈관내피세포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STC2 유전자 발현을 조절했고, 그 결과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중심장액망막병이 황반변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어체계로 miR-184가 보상적인 증가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다양한 망막질환치료에서 고비용의 주사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다”며 “약제의 치료반응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조기에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 빠른 증상 호전과 더불어 환자의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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