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실적 부진에… 현대차, 충칭공장 매각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충칭 공장의 매각을 추진한다. 이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실적 부진에 따른 사업 재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승용 시장을 축소하는 대신 중국 수소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대신 기아가 전기차 신모델을 투입하며 현지 승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최근 충칭 공장의 토지 사용권, 장비, 기타 시설 등을 36억8435만 위안(약 6757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5곳을 운영했지만 베이징 1공장은 2021년 매각했고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 공장 매각이 성사되면 중국 내 생산공장은 2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는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 부진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에서 114만대를 판매했지만 사드 사태 이후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며 작년엔 25만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판매 목표는 30만6000대로 제시했지만, 올 상반기 판매량은 11만8000여대에 그친다.

현대차는 현지 승용 시장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수소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초엔 중국 광동성 광저우시에서 해외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인 'HTWO 광저우'의 준공식을 가졌다. 이 기지는 연간 6500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전후방 수소 산업 협력과 사업 확대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승용 시장은 기아가 책임진다. 기아는 지난달 중국서 EV6 사전계약을 개시했으며, 연말엔 새 전용 전기차 EV5, 내년엔 EV9을 잇따라 출시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제네시스와 고성능 N 브랜드를 현지에 선보이며 새 시장 개척에 나선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