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함정 생산 2배 늘리고 해외조선소 인수···"2040년 매출 30조"
조달 자금 절반 특수선에 집중
해외 거점 확대·유지보수 진출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개발
해상풍력·스마트 야드도 투자
상선 넘어 해양산업 혁신 주도
한화오션(042660)이 2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통해 방산과 상선 분야 신규 투자에 나선다. 수상함·잠수함 등 최근 글로벌 각국의 함정 소요가 예상되면서 선제적으로 해외 생산 거점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상함과 잠수함 각각 2척을 생산할 수 있었는데 2029년까지 함정 10척 안팎으로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잠수함 창정비 건조 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과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23일 한화오션은 이사회를 열고 2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주주인 한화그룹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관계사들이 이번 유증에 100%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2조 원 중 7700억 원을 부담한다. 투자 규모는 각 사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인수로 부채비율이 1800%대에서 최근 480%대까지 내려왔는데 이번 유상증자가 끝나면 부채비율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2조 원 중 가장 많은 9000억 원을 특수선(함정)에 투입하기로 했다.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해외 함정 소요에 따른 대응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정학적 긴장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캐나다·폴란드·네덜란드 등 북미와 유럽 군당국에서 차기 잠수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생애 주기, 교육 사업까지 현지 외신 추산 최대 80조 원 규모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 각국의 국방 예산 증가로 전 세계 함정 시장 규모를 향후 10년간 누적 9860억 달러(약 1320조 원) 규모로 보고 있다. 이 중 한화오션은 2430억 달러(약 325조 원) 규모의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함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해외 조선소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거제사업장(조선소)에 있는 수상함과 잠수함 건조 시설에 2500억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충한다. 현재 한화오션은 연간 잠수함 2척, 수상함 2척을 생산할 수 있었다. 2029년까지 투자를 확대해 연간 수상함 4척, 잠수함 5척, 잠수함 창정비 2척 건조로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생산 거점과 유지보수(MRO) 거점 지분 투자에는 5000억 원을 쓴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외 MRO 사업 진출도 결정했다. 미국 해군은 함정 유지 보수를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도 진행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화오션도 급증하는 미 해군의 MRO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 해군은 한 해 18조 원에 달하는 MRO 예산이 있다.
한화는 최근까지 호주와 미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의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스탈 같은 미국 소재 조선소를 인수하면 미국 함정 건조도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 체계 등을 결합해 계열사 간 시너지도 낼 방침이다.
방산에 힘을 주는 한화오션은 상선 분야에도 6000억 원을 쏟으며 친환경 선박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 이 투자금은 암모니아와 메탄올·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친환경 연료 추진 운반선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2030년까지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으로 인수될 예정인 HSD엔진도 최근 메탄올 추진 엔진 생산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해상풍력 분야에는 2000억 원이 들어간다. 한화그룹의 에너지 개발 역량을 적극 활용해 해양 풍력 사업 개발뿐 아니라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 변전소 등 해상풍력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소를 ‘스마트 야드’로 바꾸는 작업에도 3000억 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로봇 및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팩토리와 물류 자동화 등을 통해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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