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국민 민방공훈련 6년 만에…일부 형식적 참여 모습도(종합)
행인 통제 안 하기도…일부 "사이렌 소리 안 들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국적으로 일반 국민까지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민방공훈련)이 23일 6년 만에 실시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공습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기 위한 이번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전국 각 지자체, 관공서, 학교 등 공공기관은 물론 일반인들도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민 대피와 일부 구간 차량 이동통제는 15분간 실시됐다.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의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남북 긴장 관계 완화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공무원 중심의 훈련만 있었다.
오후 2시 정각 전국 곳곳에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훈련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방송에서는 국민들이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나 안전한 지하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훈련 공습경보가 발령된 오후 2시부터 15분간은 지하철 등에서 내리더라도 역사 밖으로 이동하는 것이 통제됐다.
오후 2시 15분 훈련 경계경보가 발령됐을 때는 대피소에서 나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통행할 수 있었다. 2시 20분 경보 해제로 훈련은 끝났다.
훈련 중 차량 운행이 통제된 곳은 전국 216개 구간이었다.
서울의 경우 세종대로(세종대로사거리∼서울역 교차로), 국회대로(여의2교 교차로∼광흥창역 교차로), 동일로(하계역 교차로∼중화역 교차로) 등 3개 구간이, 부산은 윤산터널 앞 사거리∼범어사 어귀 삼거리일대 등 6개 구간이 통제됐다.
차량 이동통제 훈련과 함께 소방차 등 긴급차량 실제 운행 훈련도 전국 주요 도로에서 진행됐다.
대형마트,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480곳에서도 고객 대피를 유도하는 등 훈련에 협조했다.
인천·강원·경기의 접경지역에서는 화생방 방호훈련과 방독면 착용 요령 교육, 비상식량 체험 등 실제와 같은 훈련을 실시했다.
7월 집중호우와 제6호 태풍 '카눈' 등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57개 지역은 이번 훈련에서 제외됐다.
이번 훈련부터 훈련 공습경보 발령 시 사이렌 울림 시간은 기존 3분에서 1분으로 줄고, 경계경보 발령과 경보해제 시에는 사이렌 울림 없이 음성방송과 재난문자 등으로 상황을 전파하고 훈련 종료를 알렸다.
행안부는 훈련 전과 당일 재난문자로 훈련을 안내하고, 훈련 당일 KBS 1TV와 KBS1라디오 생방송으로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을 전파했다.
한편 이날 훈련은 일부 형식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관광객 등 행인들이 다녔지만, 경찰이나 '민방위' 완장을 찬 공무원들이 대피소로 가라고 안내하지 않고 방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일부 공무원은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안내물을 나눠주면서 지하도로 가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차량 통제 구간이 시작되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도 행인들은 통제 없이 횡단보도를 자유롭게 건넜다. 이곳에서도 일부 공무원들은 행인들에게 광화문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라고 요구했지만, 다른 공무원들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거리에서 만난 한 서울시 공무원은 "올해는 차량이 전면 통행 되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민들이 민방위 훈련을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학교에서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됐지만 학생들은 인근 지하철역이나 지하 주차장이 아니라 학교 안의 지하 공간이나 강당, 저층 복도 등으로 대피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저학년생들이 이동하다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서 학교 안에서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는 이날 민방위 훈련이 시작됐을 때 사이렌 소리나 안내 방송이 안 들렸다는 글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사이렌 외에도 재난문자와 라디오 방송 등으로 민방위 훈련 실시를 안내했다"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이렌 가청률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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