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 戰時지휘소 ‘탱고’ 방문 “북핵에 강력 대응 태세를”
현직 대통령으론 10년만에 찾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시지휘통제소인 ‘CP 탱고’(Command Post TANGO)를 방문해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 상황을 점검하고 “북한 핵 사용을 상정한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한미연합사 탱고 방문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결연한 국가안보 수호 의지와 함께 북한의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탱고 방문을 공개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모처에 있는 탱고를 찾아 연합사 지휘부의 연습 상황 브리핑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CP 탱고는 전시 한미 양국 육·해·공군 전력을 지휘하는 두뇌로서 역할을 해 왔다”며 “연합 연습에 참가하는 한미 전투참모단은 한미 군사동맹의 굳건함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은 현존하는 가장 심대한 위협이며, 사이버전·심리전 등 북한 도발 양상이 갈수록 지능화·다양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기에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능력과 한미 장병들의 실전적 연습·훈련, 확고한 정신무장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라고 했다.
탱고는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방문해 외부에 널리 알려진 전시 지휘소다.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의 약어로 ‘전구(戰區) 육·해·공 작전 지휘소’라는 뜻이다. 1970년대 수도권 외곽 산속 화강암 터널 속에 지어졌다. 적의 핵무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다. 생화학무기 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으며 외부 지원 없이 약 2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몇 차례 개량 작업을 거쳐 첨단 지휘 통제 장비를 갖췄고, 미 개량형 KH-12 정찰위성, U-2 정찰기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지난 21일 시작된 올해 UFS 연습은 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하고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과 의도, 변화된 안보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교훈 등을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급속히 고도화하는 북한 전술핵 투발이 임박한 상황 단계까지 훈련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FS에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주한 미군과 미국 우주군도 참가한다.
윤 대통령은 UFS 연습에 한미 장병 약 8000여명이 참가해 38건의 야외 기동훈련을 하는 점을 언급하며 “실전적인 연습과 훈련만이 한미동맹의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더 격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올해 UFS 연습에 유엔사령부 회원국 중 9국이 참가하는 것을 언급하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핵심축으로 유엔사 회원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훈련에는 유엔사 회원국 중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등이 참가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출범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거론하며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상정하여 한미 양국의 핵과 비핵전력을 결합한 강력한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면서 “북핵 위협에 대비하여 도상훈련(TTX) 및 지휘소훈련(CPX) 등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동맹의 대응 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은 “한반도에서 새롭게 등장한 도전적인 안보 요소들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방부, 합참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대통령님 지침을 받들어 실전적인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연합 연습 중인 한미 장병들에게 “이곳은 전시에 우리 연합전력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전의 본산이며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라며 “여러분이 서로 어깨를 맞대며 일하는 것 자체가 양국 국민, 또 동북아와 전 세계 모든 인류에게 자유와 평화를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We go together!(함께 갑시다)” 구호를 외치며 한미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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