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겪은 우상혁 "파리 올림픽 위한 자양분…다시 파이팅"(종합)
10월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바르심과 재대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메달 획득을 노리고 2m36에 도전했던 우상혁(27·용인시청)은 떨어진 바를 보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밝은 얼굴로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했다.
2회 연속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 획득의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우상혁은 23일(한국시간) 연합뉴스에 "오늘의 아쉬움을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올 시즌 남은 일정도 있다. 다시 파이팅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9를 넘어 6위에 올랐다.
2m33, 2m36의 벽에 막힌 우상혁은 2m36을 넘은 장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와 주본 해리슨(24·미국), 2m33에 성공한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육상선수권 은메달리스트가 된 우상혁은 부다페스트에서도 메달 획득을 노렸다. 세계육상연맹은 우상혁을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우상혁은 부다페스트에서 노메달의 시련을 겪었다.
이번 대회 결과는 아쉽지만, 우상혁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대회는 연이어 열린다.
우상혁은 한국시간으로 9월 1일 오전 1시 48분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DL)에 출전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리그 포인트 14점으로 현재 5위인 우상혁은 취리히 대회에서 승점 5를 추가하면 자력으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진출 자격을 얻는다.
다이아몬드리그는 각 대회 1∼8위에게 8∼1점을 준다.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총점 상위 6명이 파이널에 진출하며,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미국 유진에서 9월 16일과 17일(현지시간)에 열린다.
지난해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포인트 총 16점으로 7위를 해, 17점으로 6위에 오른 안드리 프로첸코(35·우크라이나)에게 1점 차로 밀려 파이널 진출권을 놓쳤다.
2022 도하 대회 우승(8점), 모나코 대회 2위(7점)로 선전하고도 8월 22일 로잔 대회에서 컨디션 난조로 8위에 그친 탓이었다.
우상혁은 지난 2일 공개 훈련을 한 뒤 "지난해에는 세계선수권(2위)을 치른 뒤 마음이 붕 뜬 상태에서 로잔 대회에 나섰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진출해 무거운 것(다이아몬드 파이널 우승 트로피)을 들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놓친 터라, 한국 육상 최초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진출에 대한 의욕은 더 커졌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을 마치고 귀국한 뒤, 다시 짐을 싸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10월 4일에 열린다.
우상혁이 바르심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손에 넣는다.
우상혁의 꿈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닿아 있다.
그는 여러 차례 "가장 큰 목표는 파리 올림픽 우승"이라고 밝히며 "이후 2025년 도쿄 세계선수권,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대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계속 쓰고 싶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고도, 하루 만에 털어내고 "파리 올림픽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다시 힘을 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우상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라며 "아쉽지만, 올 시즌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올 한 해 마무리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2m35로 4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2022 세계선수권 2위(2m35)를 차지하며 한국 육상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시련을 겪었지만, 앞으로도 주요 국제 대회가 이어진다.
김도균 국가대표 코치는 23일 경기 뒤 "새로운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오늘까지만 아쉬워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다음 대회를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이 부다페스트에서 받은 숙제를 잘 풀어내면,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쓸 기회를 또 잡을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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