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151km 사구 맞고도 미소, 갈라진 배트로 노히트 저지, 전력 질주 내야안타...지친 팬들 달랜 이적생 [고척 현장]

사구에 맞은 이주형이 알칸타라의 사과를 받은 후 미소지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고척=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알칸타라의 151km 직구가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의 오른쪽 무릎 옆을 강타했다. 보호대도, 근육도 없는 위험한 부위, 장승현 포수와 최수원 주심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리를 절룩거리며 1루에 나간 이주형에게 알칸타라가 자기 가슴에 손을 얹으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받아들인 이주형이 1루수 양석환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미소 지었다.

키움 이적생 이주형이 위험한 사구를 맞고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이주형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았다.

오른쪽 무릎 옆 부위를 강타한 알칸타라의 151km 직구. 장승현 포수와 최수원 구심도 놀랐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떼지 못한 알칸타라와 위로하는 양석환

알칸타라의 진심어린 사과에 고개 숙여 답한 이주형

고통을 이겨낸 이주형의 미소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경기는 두산이 6대1로 승리했다. 키움 타선은 알칸타라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혀 4회까지 4사구 2개를 얻었을 뿐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주형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알칸타라의 151km 초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고 출루했다. 두 번째 타석인 5회말 무사, 이주형은 알칸타라의 133km 포크볼을 걷어 올려 우전 안타를 만들어 냈다. 알칸타라의 노히트 행진을 깨는 귀중한 안타였다.

알칸타라의 노히트 행진을 깬 이주형의 안타.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걷어 올렸다.

탁한 타구음을 내며 갈라진 배트. 그럼에도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노히트 행진이 깨지자 무척 아쉬워한 알칸타라

7회말 세 번째 타석에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주형은 9회말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영봉패의 위기에 처한 키움은 2사 후 송성문과 김주형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뽑아냈고, 2사 2루에서 이주형이 2루수 강승호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을 쳤다. 아웃이 예상된 타구였지만 이주형은 포기 없는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 냈다.

포기없는 전력 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 낸 이주형의 열정

끝까지 최선을 다한 이주형의 모습에 키움 팬들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다. 지친 팬심을 달래 준 이주형은 이날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7월 29일 키움 이적 후 벌써 8번의 멀티히트다.

LG는 최원태를 얻기 위해, 이주형의 잠재력을 알면서도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눈물을 흘리며 LG와 이별한 이주형은 곧바로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39경기에 출전한 이주형은 타율 0.319 30안타(3홈런) 15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