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만에 '떼창' 들으러온 레이니…"코리아 사랑해" [마데핫리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넌 어둠속의 빛이야/ 내 심장을 관통한 화살이야/ 너 없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밴드 레이니의 보컬 폴 제이슨 클라인이 첫 번째 앙코르곡 '유(you!)'를 부르며 두 팔로 커다란 하트를 그리자, 어두컴컴한 객석에서 쏘아 올린 휴대전화 불빛들이 큐피드의 화살처럼 날아들어 그곳에 꽂혔다. "코리아 사랑해" "아이 러브 유 쏘 머치" 열 달 만에 한국 팬들과 재회한 폴 제이슨 클라인은 공연 내내 아낌없는 애정을 표현했다.
레이니는 22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퍼스트 더 문, 덴 더 스타즈: 더 투어 비포 어 월드 투어(First The Moon, Then The Stars: A Tour Before A World Tour)'라는 타이틀로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 평일 저녁임에도 4천5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레이니는 따끈따끈한 신곡 'XXL'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지직 지지직' 기타 전자음이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고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나왔다. 폴 제이슨 클라인은 첫 곡부터 방방 뛰며 텐션을 끌어올렸다. 팬들은 얼마 전 발매된 노래임에도 가사를 따라 부르며 떼창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의 '떼창'에 감동해 2017년 이후 벌써 여섯 번째 한국을 찾은 레이니다. 이들은 지정석에 앉은 관객들도 모두 일으켜 세우며 신나게 즐겨달라 주문했다. 폴 제이슨 클라인은 두 번째 곡부터 무대 아래로 내려갔고, '굿 걸스(Good Girls)'를 부르면서는 관중으로 빽빽이 들어찬 스탠딩석 한 가운데를 뚫고 걸어들어갔다.
일곱 번째 곡이었던 '이프 유 시 허(If You See Her)' 때 또다시 무대를 내려온 폴 제이슨 클라인은 2층 객석까지 뛰어올라갔는데, 팬들이 사방에서 내민 휴대전화를 덥석덥석 집어 들고는 셀카와 영상을 찍어줬다.
'LA(로스앤젤레스)부터 NY(뉴욕)까지 미국 전역을 사로잡는 음악을 하겠다'는 팀명처럼 폴 제이슨 클라인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2층 객석까지 구석구석 공연장을 누비며 팬들을 홀렸다.
레이니는 2017년 이후 벌써 여섯 번째 한국을 찾아 '프로내한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팬데믹으로 내한이 어려워지자 2020년에는 온라인 팬미팅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라이브 실력도 팬 서비스만큼 훌륭했다. 폴 제이슨 클라인은 내리 십여 곡을 오늘이 마지막 무대인 사람처럼 노래하고 무대를 날아다니면서도 CD를 튼 것처럼 안정적이었다.
예정된 공연 시간 70분을 넘겨 90여분간 펼쳐진 이번 공연에서 레이니는 데뷔곡이자 히트곡인 'ILYSB'를 포함해 총 21곡을 열창했다. 아직 정식 발표하지 않은 신곡 '노(No)'부터 감미롭고 서정적인 곡까지 골고루 들려줬다.
관객들은 앙코르곡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빈 무대를 쳐다보며 "레이니! 레이니!"를 외쳤다.
레이니는 공연을 마치고 SNS에 "우리는 매년 영원히 돌아올거야(We're coming back every year forever)"라는 메시지를 남겨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레이니./ 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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