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류 향한 핵테러” “한국, 누구를 위한 대통령”… 원전 오염수 방류 반발 전국서 잇따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전국적으로 “인류를 향한 핵 테러”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일본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누구를 위한 대통령이냐”면서 실망을 담은 성토가 이어졌다. 전국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의 오염수 방류 반대 기자회견과 농성, 1인 시위 등은 앞으로도 각지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전북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가 경험해 본 적 없는 초유의 사태”라면서 “오염수 해양 투기 강행은 태평양에 사는 160여 만종의 생명과 일본 어민, 태평양 연안 관계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인류를 향한 핵 테러”라고 밝혔다.
경남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야당도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 사천·진주·거제·통영시민행동, 양산기후위기비상행동,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총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진보당 경남도당 등도 이날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류 결정 철회할 때까지 전 당원 비상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노동·여성·장애인 단체와 진보정당이 참여하는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도 이날 오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일본 정부가 끝까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핵폐기물”이라면서 “일본은 모든 책임을 방기하고 해양 투기라는 범죄를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런 결정을 막아야 하는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일본 정부, 도쿄전력과 한 편이 돼 전 세계를 위협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강원본부와 진보정당, 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윤석열 정권 퇴진 강원운동본부는 이날 국민의힘 강원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 비판을 모두 괴담 취급하고 있다”면서 “누구를 위한 대통령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해양투기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일본의 국제범죄 행각을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대통령 본인이 강조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를 촉구하고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은 충남,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잇따랐다. 농성과 1인 시위 등도 이어지고 있다.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일본 핵 오염수 투기 결정 철회’를 주장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반대 부산운동본부는 전날 일본 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부터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자회견과 집회는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 한국사회 대전환 제주행동은 24일 오전 주제주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도 24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26일에는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 집회를 개최한다
지자체 차원의 반발도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입장문을 내고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방조를 넘어 공조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부끄러움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이날 긴급도정현안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면서 “원전 오염수 방류로 해녀와 어업인, 수산업계에 미칠 악영향이 명확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를 위해 국제적인 연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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