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고 못 올리니”… 해외지사 없애는 현대차계열 건설사들

김송이 기자 2023. 8. 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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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건설사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해외 지사를 줄이고 있다.

지사가 있는 현지 국가의 정세불안이나 정치적 이유로 신규 수주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해당 국가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집트 지사는 영업 지사 차원이었는데, 영업의 필요성이 떨어져서 페쇄하기로 결정났다"면서 "러시아 지사 폐지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현지 건설시장이 좋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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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2년 만에 북경 지사 폐지
”현대차와 중국 시장서 ‘동반 부진’
현엔도 작년부터 4개 지사 폐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건설사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해외 지사를 줄이고 있다. 지사가 있는 현지 국가의 정세불안이나 정치적 이유로 신규 수주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해당 국가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전경 모습. / 뉴스1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중국 북경 지사 폐지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경영 효율화가 주 명목으로, 북경 지사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만 현대건설은 향후 중국 시장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지 법인과 건설면허는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구매관리, 영업목적으로 지사를 유지 중이었으나 본사로 업무를 이관하기로 했다”고 했다.

현대건설의 북경지사는 그동안 명맥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었다.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보복 조치 이후 신규 수주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중국에서 최근 5년간 4865만달러를 수주했는데, 2019년·2020년·2022년에는 신규 수주가 한 건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중국 시장 축소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현지 판매량이 25만4000대까지 줄어들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수년째 부진이 이어지자 올해는 중국 충칭공장을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부터 해외 지사 줄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에콰도르 지사와 스리랑카 지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3월에는 이집트, 7월에는 러시아에서 지사를 폐쇄했다.

해외지사를 잇따라 폐지하는 이유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6년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33억달러 규모의 ‘앨 아르모 정유공자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하기 위해 에콰도르 지사를 재설립했다. 그러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지사의 존재 이유도 사라졌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집트 지사는 영업 지사 차원이었는데, 영업의 필요성이 떨어져서 페쇄하기로 결정났다”면서 “러시아 지사 폐지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현지 건설시장이 좋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 지사를 늘리는 추세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투르크메니스탄 지사를 설립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고, DL이앤씨도 올해에만 러시아 스바보드니,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지사는 영업 또는 현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설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한 국가의 지사를 폐지하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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