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갚으려구요"…보험약관대출 왜 늘었나보니

유은실 2023. 8. 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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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국내 시중은행에서 1000만원대의 신용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받아 750만원을 상환했다.

A씨는 "약관대출 이자율은 매달 바뀐다고 들었지만 변동폭이 크지 않은 데다,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금리도 낮아서 약관대출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은행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서자 보험약관대출을 받아 대출액을 상환하려는 차주들이 보험사로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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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차주들, 은행 이자부담에 보험사로
더 저렴한 이자 찾아 보험약관대출로 '갈아타기'
생보사 5월 약관대출 잔액 59조…올해 1.1조 급증
(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지난 2020년 국내 시중은행에서 1000만원대의 신용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받아 750만원을 상환했다.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기존 5.31%(지표금리 3.48%+가산금리 1.83%)에서 6.42%(지표금리 3.83%+가산금리 2.56%)로 1년 만에 빠르게 뛰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자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A씨는 가입해둔 보험사 연금저축보험을 활용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받기로 했다. 약관대출이 3.9%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은행 신용대출보다 이자 부담이 훨씬 덜 했다. A씨는 “약관대출 이자율은 매달 바뀐다고 들었지만 변동폭이 크지 않은 데다, 지금 당장 받을 수 있는 금리도 낮아서 약관대출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은행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서자 보험약관대출을 받아 대출액을 상환하려는 차주들이 보험사로 몰려들고 있다.

약관대출은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로, 각종 증빙 서류가 필요한 은행권 대출에 비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컵라면을 익히는 것보다 쉽고 빠른 대출’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또 금리 민감도도 은행에 비해 낮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은행채 등을 반영해 산정하는 반면, 보험사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의 준비금 부리이율(보험에서 이자율이 붙는 이율)을 기준금리로 사용해서다.

보험업계 약관대출의 7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생명보험사들의 금리도 4%대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생명보험사 22곳의 약관대출 평균 금리(금리 연동형)는 4.46%로 집계됐다. 주요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약관대출 금리는 4.77%,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금리는 각각 4.63%, 4.70%를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약관대출 금리를 제공한 곳은 3%대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3.81%)이었다.

금리상승기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낮은 약관대출에 대한 관심은 대출 잔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보험통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사들의 약관대출 잔액은 60조에 육박했다. 올해 5월 약관대출 잔액은 59조534억원으로, 올해 1월(57조6342억원)과 비교해 1조4192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9월 생보사 보험약관대출 잔액(49조505억원)이 1년 만에 1조1490억원 증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미 5개월 만에 1년치 증가분을 뛰어넘은 셈이다.

실제 한 생보사의 약관대출 A상품 대출액을 살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신규취급액은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A상품 약관대출 신규액은 △1월 307억원 △2월 312억원 △3월 298억원 △4월283억원 △5월 309억원 △6월 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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