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전쟁과 죄책

이수지 기자 2023. 8. 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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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밀그램은 평범한 사람들이 권위에 복종해 타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입증했다.

책 '전쟁과 죄책'(또다른우주)의 저자인 일본 정신과 의사 노다 마사아키는 밀그램 실험의 의의를 분석하고 일본군에게 적용했다.

이 책 전반에서 저자의 분석은 권위에 복종하는 개인의 심리가 아닌 , 수직적 위계질서에서 인간을 도구화하며 감정을 마비시키는 일본 사회와 문화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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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쟁과 죄책 (사진=또다른우주 제공) 2023.08.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심리학자 밀그램은 평범한 사람들이 권위에 복종해 타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입증했다.

책 '전쟁과 죄책'(또다른우주)의 저자인 일본 정신과 의사 노다 마사아키는 밀그램 실험의 의의를 분석하고 일본군에게 적용했다.

이 책 전반에서 저자의 분석은 권위에 복종하는 개인의 심리가 아닌 , 수직적 위계질서에서 인간을 도구화하며 감정을 마비시키는 일본 사회와 문화를 향한다.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한 15년 전쟁과 동남아 각국과 태평양 섬들에서 벌인 태평양전쟁은 총을 든 군인들 간의 싸움이 아니었다. 정규전보다는 비무장 주민들을 학살하고 고문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731부대가 아닌 일반 부대에서도 군의관들이 농민들을 생체 해부했다. 초보 병사들은 포로들을 상대로 총검술 연습을 했다.

일본군의 전쟁신경증 발생률은 베트남전 참전 미군이나 아프가니스탄전쟁 참전 소련군에 비해 극도로 낮았다. 다만 거식증의 일종인 '전쟁 영양실조증'으로 말라 죽는 군인들이 있었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는 정신주의를 강조하며 정신적 상처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사회 분위기에서 환자들의 고통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났다.

저자가 인터뷰한 전범들은 전쟁범죄를 고백하고 반전 평화운동을 하는 양심적인 사람이지만, 전쟁 당시 직접 자기 손으로 생체 해부하고 여성들을 고문하고 아이들을 학살하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지 않았다.

저자는 전범들에게 당시에 어떻게 느꼈는지, 살해한 대상의 얼굴을 기억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그들이 ‘상처 입을 수 있는 인간’ ‘슬픔을 느끼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전달한다.

이 책의 원서는 1998년 출간됐고 2000년 '전쟁과 인간'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번에는 초판 번역자 서혜영 번역자가 2022년 출간된 문고판을 기준으로 표현을 다듬고 설명을 추가했다.

저자가 한국과 관련해서 펼친 활동을 중심으로 새로 집필한 한국어판 서문과 독자와 소통하며 느낀 점을 담은 2022년 문고판 후기도 담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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