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맛있는데 회 못 먹나요?” 오염수 방류에 소비자 고심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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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렇게 입에서 살살 녹는데 이제 더 이상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네요.” “오염수 방류 때문에 조만간 회 먹기가 꺼려질 것 같다며 오늘 저녁은 회 시켜 먹자고 하네요.” “날생선 좋아해서 많게는 한 달에 4번은 회를 먹었는데 오늘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아 마지막 회를 먹고 왔어요.”

23일 하루에만 회와의 작별을 선언하는 글들이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탓이다.

이날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르면 내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표본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방류 기준치인 1L당 1500베크렐(㏃) 이하로 확인되고, 기상 상황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염수 방류는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소비자 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1㎏에 10마리 묶음 기준 전복값은 지난해 이맘때 4만8000원에서 현재2만3000원으로 반토막 났다. 하지만 가격 폭락에도 소비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며 어민들 또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석 대목을 앞뒀지만 커지는 불안감은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철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전국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전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일로, 해양 생태계와 인류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는 바다에 사는 160여 만종의 해양생물과 일본 어민·태평양 연안 관계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는 다시 회수할 수 없다”며 “미래세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경북 경주지역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경주시민행동’은 “만일 예정대로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은 우리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 염원을 외면하고 핵 오염수 홍보대사를 자임한 윤석열 정권 역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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