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기 나쁘면 수출 어려운데.." 제조업 체감경기 6개월래 가장 나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p) 하락한 67을 기록했다. 지난 2월(63)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5월과 6월 모두 73을 나타내다가 7월 72, 8월 67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파이낸셜뉴스]중국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의 체감경기가 6개월래 가장 나빠졌다. 특히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2020년 9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내수 회복 또한 더뎌 비제조업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全)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대비 3포인트(p) 하락한 71을 기록했다. 지난 2월 기록한 69 이후 6개월래 최저, 장기평균(2003년 1월~2022년 12월) 77보다 6p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대비 5p 하락한 67였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래 최저로, 장기평균 79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물질·제품이 각각 8p 내렸다. 한국은행은 "반도체가격 회복 지연 및 수주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 기업BSI가 하락했고 중국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화학물질·제품 기업BSI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 철강수요 부진과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로 1차금속 기업BSI는 12p 빠졌다.

기업규모, 형태와 관계없이 제조업BSI가 모두 나빠졌다. 대기업은 70로 전월대비 2p 하락했다. 중소기업에서는 72에서 64로 낙폭이 컸다. 2020년 9월(58)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64, 69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각각 4p, 5p 하락한 것이다.

비제조업 체감경기도 나아지지 않았다. 8월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대비 1p 하락한 75로 조사됐다.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8p 내렸고 건설업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부문 수익성 악화로 3p 하락했다.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은 여름휴가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국내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11p 내렸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았다. 9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월과 동일한 69로 조사됐다. 전기장비 등이 상승했지만 전자·영상·통신장비, 1차금속 등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전망BSI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대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1p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는 운수창고업과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등이 올랐지만 건설업 등이 하락해 전월과 같은 76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소비자 등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0.1p 하락해 94를 기록했다. ESI가 하락한 건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다만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을 제외한 순환변동치는 93.7로 전월대비 0.4p 올랐다. ESI는 장기평균(2003년 1월~2022년 12월) 100을 중심으로 100보다 높으면 민간 경제주체 심리가 나아진 것을, 100보다 낮으면 심리가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

이번 BSI는 한국은행이 전국 3255개 법인기업(2654개 응답)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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