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논란’ 인천 송도 K팝 시티 사업…인천경제청 ‘백지화’

미개발지 R2블록…고밀도 개발 우려에 주민 반기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지건태 기자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K팝 콘텐츠시티’ 조성사업이 백지화됐다.<문화일보 7월 26일자 12면 참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서 제안공모로 추진할 예정이던 K팝 시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사업과 관련한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고 지역 주민 간 갈등도 해결되지 않아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잠재적으로 이 부지에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이 언론에 계속 노출된 점도 사업 백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장기간 방치된 R2 블록을 소유한 인천도시공사에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 가능한지 묻는 공문을 보내면서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R2·B1·B2블록에 K팝 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의 핵심은 미개발지로 남아 있는 이곳에 대형 K팝 엔터테인먼트사를 유치하고 개발 이익으로 K팝 전용 아레나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상업시설 용지로 주거용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해 그동안 여러 부동산 개발업자가 눈독을 들여왔다. 고밀도 개발로 수익성이 높은 84㎡ 규모의 오피스텔 7461채를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청은 당초 검토했던 수의계약에서 제안공모 방식으로 선회했으나 결국 수년간 K팝 시티를 준비해온 특정 기업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점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인천경제청은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사업 설명회도 한 차례 열었지만 소위 ‘오피스텔 밭’이 들어설 것을 우려하는 주민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수렴한 끝에 사업 백지화를 결정했다"며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업을 이대로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