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명가' SK바사, 세포배양 독감백신 500만 접종분량 출하
“국민 독감백신 선택권 확대·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앞장”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500만도즈(1도즈=1회 접종분)를 국내에 공급한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간 중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면서 독감백신 국내 공급을 일시 중단한지 2년 만이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유정란을 사용하는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독감 예방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는 백신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쟁력을 갖춘 독감백신을 국내에 공급하면서 국민의 독감백신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셀플루 첫 출하…다음 달부터 접종 가능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 시판을 위한 최종 단계인 국가출하승인을 획득하고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생산시설 ‘안동L하우스’에서 출하했다고 23일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물량은 500만도즈 규모다. 다음 달부터 병‧의원 등에서 스카이셀플루 접종이 가능하다.
독감백신은 크게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제조한 유정란 독감백신과 동물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키우는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 나뉜다.
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은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다.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독감백신 중에는 유일하게 세포배양 방식이 적용됐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유정란을 활용하지 않으므로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접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정란 방식 대비 생산 기간이 짧아 독감 대유행 등 유사 시 신속하게 생산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하므로 항생제나 보존제를 첨가하지 않을 수 있다. 항생제나 보존제와 같은 추가적인 성분을 백신에 포함하지 않을 시 접종 후 과민반응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낮아질 수 있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은 “세포배양 방식을 활용한 스카이셀플루는 국내에서 최초로 이룬 성과”라며 “올해 공급물량의 완제(DP) 생산도 마무리 중”이라고 말했다.
◇세포배양 독감백신, WHO‧FDA‧CDC 등 글로벌서 효능‧안정성 인정
세포배양 독감백신의 강점은 예방 효능과 안정성이다. 독감백신은 해마다 WHO가 당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생산된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낮다는 강점이 있다. 유정란 독감백신 대비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과 백신에 활용된 바이러스 유형의 일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WHO가 2018년 2월 실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와 독감백신의 바이러스를 비교한 결과 일치율은 세포배양 독감백신 91%, 유정란 독감백신 44%를 나타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연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는 바이러스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유정란 방식에서는 3개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견됐다. 변이가 발생하면 인체에서 이에 맞는 새로운 항체를 만들어야 한다.
변이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효과가 안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센터(CDC)가 2017년부터 2018년도에 공급된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독감백신이 유정란 독감백신 대비 병원방문 예방효과가 11% 높았다.
영국 백신접종·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2023~2024 절기 독감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통해 2~64세 대상자에게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을 우선 권고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기현 SK바이오사이언스 메디칼 인텔리전스(MI) 팀장은 “해외 기관에서도 유정란에 적응한 바이러스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세포배양 독감백신 등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유정란 백신 대비 예방효과가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대표 독감백신…글로벌 확대 속도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2015년 출시된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다. 출시 4년여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대표 독감백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4년차 판매량은 1800만도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를 통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 10여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추가로 10여곳에서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6000만달러에서 연평균 7.2% 성장해 오는 2023년 1억127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균 L하우스 공장장은 “스카이셀플루는 고도화된 대한민국 백신 기술력의 결정체로 이번 시장 복귀를 통해 국민들의 독감백신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 확대를 통해 국산 백신의 경쟁력을 다시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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