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낮춰야지"…당뇨병 환자, '간헐적 단식' 해도 되나요?
당뇨병은 가히 '현대병'이라 불릴 만큼 환자가 많다. 지난해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당뇨병 전단계를 포함하면 약 2000만명이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당뇨병은 약물 치료만으로 관리가 까다롭다. 혈액 내 포도당이 늘어나는 이유가 △간과 지방, 근육의 인슐린 저항성 증가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의 생산과 분비 능력 감소 △인크레틴(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작용 저하 △신장에서 당의 재흡수 증가 등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인슐린 주사를 하루 4번 이상 맞고도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환자도 있다.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비율이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숙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식품영양위원회 이사)는 "당뇨병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발생 기전이 다양한 것도 있지만, 개인의 생활 습관이 치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제2형 당뇨병 치료의 근간은 약물치료가 아닌 식습관 등 생활방식의 교정이란 원칙을 기반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교육하고 지원하는 '의학영양요법'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학영양요법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임상영양사에 의한 의학영양요법 교육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를 0.3-2% 감소시켜 약물 치료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된다. 췌장의 베타세포 이상과 기능 저하로 인슐린 치료가 필수적인 제1형 당뇨병도 당화혈색소가 1~1.9% 감소하는 등 비용 대비 매우 효과적인 치료로 손꼽힌다.
특히, 혈당 조절에서 핵심이 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3년 진료지침을 통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당뇨병 환자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을 총에너지의 55~65% 이하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탄수화물의 비율을 총 섭취 열량의 26~45%로 조절하는 '경도저탄수화물 식사요법'과 10~25%로 조절하는 '저탄수화물 식사요법'의 경우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전 교수는 "다만, 당뇨병 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극단적인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나 총 섭취 열량의 10% 이하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초 저탄수화물 식사요법'은 피해야 한다"며 "저혈당 위험과 동맥경화증 발생의 중요 원인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상승 등 건강 위험이 체중과 혈당 개선의 이득보다 더 커 학회에서도 이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사법 역시 영양불량이 문제가 되는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임신 및 수유 중인 여성에서는 권장되지 않는다. 당뇨병 치료제 중 '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 2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도 이를 적용하기 전 주치의와 의학영양상담을 진행하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혈당 관리를 위해 일정 시간만 음식을 섭취하고 나머지 시간엔 단식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격일 단식(이틀에 한 번씩 섭취 열량을 500~600칼로리로 제한) △5대2 다이어트(일주일 중 이틀은 섭취 열량을 500~600칼로리로 제한하고 남은 5일은 일상적으로 식사) △시간제한식사(하루 중 8~15시간만 음식을 먹고 남은 시간은 단식) 등이 있다. 이런 방법은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체중을 줄이면서도 일부 연구에서 최장 52주까지 체중 조절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시간제한식사는 다른 두 방법보다 비교적 실행하기 쉬워 향후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아직 소수의 당뇨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고 장기적인 효과가 불분명하며, 당뇨병에 대한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 약물의 용량 조절 및 저혈당 관리 등의 문제가 있어 국내 학회에서는 이를 권고하지 않고 있다.
전 교수는 "진료지침의 권고안에서 밝혔듯 과체중이나 비만한 성인은 5%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총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 당뇨병 관리의 첫걸음"이라며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 콩류, 채소, 생과일, 유제품의 형태로 섭취하고 탄산음료나 술,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식품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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