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곡물창고의 화려한 변신···BTS·뉴진스 뮤비 찍은 공간으로 ‘탈바꿈’

박준철 기자 2023. 8. 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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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준공된 인천 상상플랫폼
상상플랫폼 전경.|인천시 전경
상상플랫폼 이전의 인천의 곡물창고.|인천시 제공

인천 중구 인천항 1·8부두 상상플랫폼. 지난 22일 상상플랫폼 앞마당은 높이 3m가 넘는 철조망 위에 삼각형의 칼날이 박혀 있었다. 건너편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오가고, 가둬둔 바닷물 위에는 대형 화물선에서 하역작업을 하고 있었다.

철조망 너머에 바다가 있지만 보안구역이라 갈 수 없다. 상상플랫폼 옆에는 2018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야외 벽화가 있다. 높이 48m, 길이 168m, 둘레 525m 곡물저장 창고인 사일로에 그린 벽화 크기는 2만3688㎡이나 된다. 벽화 앞으로는 인천 명물이 된 월미은하열차가 쉼 없이 오갔다.

상상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면 투명유리 천장에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1층 한쪽엔 개방형 계단식 좌석이 있고, 중앙엔 전시와 공연장으로 1000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다목적홀이다. 2~3층은 문화체험과 인공지능(AI)교육센터가 들어선다. 4층 외곽엔 인천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낙조데크, 옥상에는 낙조 전망대가 설치됐다.

축구장 4개 크기인 총면적 2만6245㎡에 지상 4층인 상상플랫폼은 지난해 6월 준공됐다. 인천시가 지난 8일 인천관광공사에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지금은 텅 비어 있지만, 오는 12월 인천관광공사가 이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상상플랫폼에 입주할 미디어 아트와 체험·관광·편의시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도 진행 중이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12월 부분 개관에 이어 내년 2월 완전 개관한다.

인천항 상상플랫폼 내부 다목적 홀 전경.|박준철기자
상상플랫폼 전경.|박준철기자

상상플랫폼은 인천항에 방치돼있던 폐곡물 창고를 새단장한 곳이다. 1978년 건립된 곡물창고는 2만4029㎡에 기둥 없이 건물 길이 270m, 폭 45m, 높이 20m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창고 안에는 인천항으로 수입된 옥수수 가루 등이 가득했다.

인천시는 2016년부터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으로 1003억원을 들여 상상플랫폼을 인천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관광시설으로 탈바꿈시켰다.

상상플랫폼은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룹 BTS와 뉴진스가 이 곳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지난 6월에는 외국인 3000여명을 초청해 인천을 대표하는 ‘개항로’ 맥주 3000캔과 신포시장 닭강정 1400마리로 ‘맥강(맥주+닭강정)파티’도 했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에서 9월 16일 인천상륙작전 기념 안보전시회와 가요무대, 10월 14일 시민의 날 행사 등 주요 행사와 전시·공연을 열어 지역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상상플랫폼 앞마당 2만6000여㎡은 인천항만공사 소유인데, 인천시는 10월부터 무상사용을 허가받아 상상플랫폼 안과 밖에서 언제든 행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상상플랫폼은 월미도로 가는 길목에 있다. 주변에는 경인전철 종점역인 인천역, 인천역~월미도를 순환하는 월미은하열차,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개항장 등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시설이 있지만 원도심으로 쇠락한 곳이기도 하다.

상상플랫폼 앞마당에 설치돼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박준철기자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이 K-컬쳐 등 한류 팬들이 찾는 인천의 명소는 물론 원도심 개발을 이끌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변 43만㎡은 인천항만공사가 주거와 업무, 호텔,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인천항 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항 주변과 원도심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할 ‘제물포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상상플랫폼에 주변 관광시설과 연계한 각종 문화·전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1883년 인천항 개항으로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던 인천이 다시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상플랫폼이 명소로 자리잡도록 하려면 바다를 막고 있는 철조망을 걷어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인천항 1·8부두 전경.|인천시 제공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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