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부산 부랑아 시설 영화숙·재생원 사건’ 직권조사

1960년대 부산 지역 최대 규모 집단수용시설인 '영화숙'과 '재생원'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직권 조사를 결정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18일 제60차 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960~1970년대 부랑아 수용 시설을 명목으로 운영된 영화숙·재생원 시설에서 수용자들이 당한 구타·성폭행,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 내용과 운영자들의 구호금 횡령 등의 문제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지난달 31일 기준 직권조사 대상자는 진실규명을 신청한 7명과 '형제복지원 등 피해자 종합지원센터'에 신고한 28명, 자료조사로 인적사항이 확인된 308명 등 모두 343명입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정리법)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서 진실규명사건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진실규명이 중대하다고 판단할 때 진실화해위가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진실화해위 1·2기를 통틀어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을 피해자들 신청 없이 조사하는 '직권 조사'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실화해위는 "새로운 피해자들과 인권침해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고,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은 과거사정리법에 규정된 직권조사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직권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실화해위는 또 이 사건과 함께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인권침해 사건', '콜트악기 노조 간부 탄압 사건' 등 모두 25건에 대해 조사 개시가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인권침해 사건>은 1970∼1980년대 개신교 산업선교단체인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소속 목사와 교인 등이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와 경찰·보안대 등으로부터 사찰과 위협 등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겪었다며 진실규명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1기 진실화해위와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등의 조사에서 일부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콜트악기 노조 간부 탄압사건>은 콜트악기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하던 방모 씨가 1990년 12월 13일 안기부 직원에게 납치돼 불법감금과 고문을 당했고 국가기관이 노동운동 탄압을 위해 노조 와해와 위장폐업에 개입했다며 진실규명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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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