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명 이상 다녀라" 관악산에 걸린 현수막…경찰도 순찰

김도균 기자 2023. 8. 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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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 2인 이상 동반 산행 바랍니다. 인적이 드문 샛길보다 이용객이 많은 정식 등산로를 이용합시다.'

앞서 관악경찰서는 2016년 수락산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시적으로 산악순찰대를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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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1시쯤 서울 관악구 목골산에 위치한 관악산생태공원. 관악경찰서 소속'관악산 둘레길 산악순찰대' 대원들이 순찰에 나선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안전을 위해 2인 이상 동반 산행 바랍니다. 인적이 드문 샛길보다 이용객이 많은 정식 등산로를 이용합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3일 오전 10시쯤 서울 관악구 관악산생태공원 앞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목골산을 끼고 자리한 이 공원 안 등산로에서 최근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시민들을 안심시키고자 산악순찰대를 편성해 범죄 예방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21일부터 관악산 둘레길 산악순찰대를 편성해 한달간 시범운영하고 있다. 2인1조 총 5개 조로 구성된 순찰대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대 산지를 순찰한다. 인원은 관악경찰서 관내 지구대·파출소에서 선발했다. 앞서 관악경찰서는 2016년 수락산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시적으로 산악순찰대를 운용했다.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관악산 둘레길 산악순찰대'의 순찰 경로./사진=관악경찰서 제공

목골산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최모씨(30)는 CCTV(폐쇄회로TV)가 없는 곳을 골라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의 말대로 이곳 목골산에는 산 초입을 제외하고는 CCTV가 눈에 띄지 않았다. 박인구 관악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이곳은 산악 지대라서 일부 산림용 CCTV를 제외하고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취약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상황실장은 "경찰이 일대를 순찰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한층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악서뿐 아니라 민·관·경 협업 체계를 확실히 구축해 경찰의 인력과 장비뿐 아니라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요소를 총력 투입해 불안감을 조기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이곳을 찾은 인근 주민 60대 남성 A씨는 "언론을 통해 최근 사건(강간살인)을 접했다"며 "평소 자주 찾는 곳인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순찰을 하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조금 안심이 된다"고 했다.

순찰에 나선 경찰은 범죄 예방·대응은 물론 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각오다. 이날 순찰대원 중 한 명인 관악경찰서 미성파출소 소속 김정우 경장은 "최초 범행 현장 등 범죄 관련성이 있는 곳을 가장 먼저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혼자 산책하는 분들의 안전도 함께 살펴보며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박인구 관악경찰서 112실장이 23일 서울 관악구 목골산 둘레길 입구에서 순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관악경찰서는 '관악 둘레길 산악순찰대'를 시범 운영하며 최근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목골산을 비롯한 관악산 일대 둘레길을 매일 순찰한다고 밝혔다. 2023.08.23.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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