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랑은 급이 달라…넌 내가 빚은 조각상” 바리캉男, 도박·주식 시작 뒤 폭행 시작

정경인 2023. 8. 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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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일명 ‘바리캉男 폭행 사건’으로 국민 공분을 일으킨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입을 열었다.

22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피해자 A씨와 A씨의 변호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가 독대 인터뷰를 가진 영상을 올렸다. A씨는 그간의 피해 사실을 김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전 남자친구이자 가해자 B씨의 만남은 한 카페에서 B씨가 A씨의 전화번호를 물어본 것을 발단으로 사귀게 됐다. 교제 초반에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았는데 사귄지 5∼6개월 지나 지난해 7월 B씨가 도박과 주식에 손을 대면서 폭행과 폭언이 시작됐다.

A씨는 “처음에는 B씨가 ‘꺼X’ 이런 것부터 시작해 손 올리는 동작을 했다. (폭력적으로) 몸에 손을 댄 건 7월7일 동거하면서부터”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계속 ‘너랑 나랑은 급이 달라. 너는 못생겼다’라고 말했고 한번은 ‘넌 내가 예쁘게 빚어놓은 조각상이야’라고 한 적도 있다”면서 “집착도 심해 매일 만났는데 연락이 안 되면 하루 평균 카카오톡 메시지 300개, 전화 20통 정도를 했다”고 밝혔다.
 
A씨가 다른 남자 동기들과 놀까 봐 B씨가 동거를 제안했지만 A씨는 따르지 않았다. 이에 B씨는 강압적인 협박으로 감금을 행했다. 감금 뒤에는 A씨가 도망갈 것을 우려해 나체 상태로 지내게 하면서 무릎을 꿇고 있게 했다. 옷과 신발도 숨겼다. 

B씨가 A씨 휴대전화를 몰래 빼돌린 뒤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긴 뒤 남자 동기들과 일상 대화를 한 내용이 발견되면서 폭행은 더 극심해졌다.

A씨는 “B씨가 ‘30대 때릴 거야. 네가 숫자 세’라고 하면서 때렸다. 제 머리를 밀어버리고 오줌을 싸며 침을 뱉었다. 얼굴에 화장품으로 그림 그리며 조롱했다”며 “느닷없이 목을 졸라 4번 정도 기절했고, 하루에 한 번씩 강제로 성폭행 당했다. 발가벗은 영상 두 개를 찍고선 ‘내가 잡히면 이거 유포하겠다. 경찰이 절대 못 찾게 백업해놨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금돼 있던) 4박5일 동안 휴대전화를 빼앗고 항상 저보다 늦게 자면서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게) 제가 잔 걸 본 다음 숨겨놓았다. (감금) 마지막 날에서야 (B씨가) ‘1시간만 잔다’고 하길래 몰래 문자를 보내 구조됐다”고 밝혔다.

B씨의 지능적인 폭력도 이어졌다. B씨는 일부러 A씨랑 연고가 없는 수도권 신도시 오피스텔을 골라 감금한 뒤 반려견 울타리에 가두고 배변 패드에 용변을 보도록 명령했다.

오른발을 수술한 A씨를 3시간 반 동안 무릎 꿇린 뒤 다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A씨의 머리를 발로 밟으면서 데굴데굴 옆으로 굴리는 장면을 촬영하며 웃기도 했으며 차에 실제로 칼을 갖고 다녔는데 ‘시XX, 네 부모님 죽여줄까? 칼로 XX줄까?’라며 수시로 협박했다. 
 
A씨는 “4박 5일 동안 갖은 수모와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이 일은 제가 잘못한 것 같았다. B씨가 계속 ‘네 잘못이야. 너 때문에 너가 맞는 거야’라고 하니까 진짜 그런 것 같았다”고 자책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A씨 잘못이 아니다. 피해자 분들 보면서 항상 마음 아픈 게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1부터 100까지 다 가해자 잘못”이라고 전했다.

A씨는 범죄 피해 이후 여러 번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과호흡이 와 모친과 함께 잠시 안정을 취하기도 했다.

B씨의 변호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폭력·성폭력에 대해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성관계’ ‘피해자가 요구해서 한 것’ 등 이해가 안 되는 부인을 하고 있다”라면서 “집행유예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상당해서 중형이 불가피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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