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한 달 아웃' A매치 초대형 악재…클린스만호 중대 시험대 임박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그리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클린스만호에서 공격을 책임질 유럽파 공격수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2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다음 A매치 기간까지는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9월 예정된 A매치 기간에 파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9월 이강인 차출을 못박았다. 9월 중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강인이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이에 차출 논란이 일었다. 물리적으로 두 대표팀을 모두 소화하기란 쉽지 않아보였기에 어느 쪽이 양보할지 관심이 쏠렸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의 조기 합류를 원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출입기자단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일정이 겹치지 않아 두 대표팀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수차례 질문에도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과 한 번도 훈련하지 못해 걱정하는 부분을 알지만 이강인의 기량이라면 10분 만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강인이 한 달가량 재활이 필요한 부상을 입으면서 A대표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강인은 벌써 허벅지에 두 차례 통증을 느끼고 있다. 르 아브르로 프리시즌 도중 허벅지 뒷부분을 부여잡고 교체됐다. 이번에는 같은 부위는 아니지만 허벅지에 문제가 생겼기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이강인을 포기하지 못했던 클린스만 감독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A매치 명단 발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나 공격진에 꽤 변화가 예상된다. 오현규가 종아리 부상으로 6주 결장이 예상되고, 조규성도 주말 경기 도중 교체됐다.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는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조규성의 몸상태는 나아질 여지가 있지만 여러 대체자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걱정은 클린스만 감독이 잦은 외유로 얼마나 대표팀 자원을 점검해왔을까라는 의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8월 통째로 자리를 비웠다. 지난달 여름 휴가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팀 K리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을 지켜보고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8월 초에 출국했으니 클린스만 감독이 다시 한국땅을 밟는 걸 보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릴 전망이다.
공백 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부업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ESPN'의 분석 프로그램에 거푸 모습을 드러내며 유럽 빅리그가 돌아가는 걸 평가하고 있다. 개인 일정도 정신이 없어 자선사업 차 아일랜드를 방문했다가 미국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달 말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참가를 위해 유럽으로 다시 이동한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면서 우려했던 외유 논란이 번졌다. 과거 독일 대표팀을 지도할 때도 지금과 같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를 대비해 국내 상주를 부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우리나라에 머문 건 67일밖에 되지 않는다. 해외파 점검차 유럽에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고 있다.
그래도 클린스만 감독은 일더미에 치여산다고 주장했다. 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들이 일에 미쳐있지만 나 역시 워커홀릭"이라며 "'왜 한국에 감독이 없나' 의문을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와 얼마나 많은 통화를 하는지 모를 것이다. 연령별 대표팀의 정보도 듣고 있다"라고 항변했다. 대한축구협회도 클린스만 감독이 그동안 K리그1 10경기를 관전했다고 보호하기 바쁘다.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과 달리 여론은 뒤숭숭하다. 클린스만호 출항 이후 4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부분은 그래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이야기가 들린다. 허나 팬들의 분노 수위를 높이는 건 한국에 머물지 않는 태도다. 요즘 한국 축구에 해외파가 많아졌다지만 A매치에 필요한 25명가량을 모두 채울 수는 없다. 국내파로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하며 몇몇 자리는 K리거가 주전이 되어야 한다.
팬들은 대표팀 감독이 열심히 국내 선수들을 봐주길 원한다. 선진 축구를 경험해온 시야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색다른 눈이 새 얼굴 발굴로 이어지길 바란다. 매번 깜짝 발탁은 없더라도 국내 선수들의 특징을 자신있게 논하고 펼칠 정도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부임 직후가 가장 바쁘게 선수를 눈에 담을 시기다.
그런데 9월 선수 명단 발표를 앞두고 유럽이 아닌 곳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선사업 일정이 끝나고 다시 유럽으로 가기까지 2주의 기간을 한국에서 보내야 대표팀 감독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자택으로 돌아간 사이 K리그에서는 현대가 더비가 펼쳐졌고, 포항스틸러스-대전하나시티즌처럼 드라마 같은 승부가 나오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악화되는 분위기에 맞서 국내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열심히 주장했다.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토록 원하던 이강인마저 합류가 불발될 상황에서 워커홀릭을 강조하며 확인한 대안이 누구일지 플랜B 상황에서 전술을 순조롭게 녹이는 방안을 승리로 귀결시키는게 9월의 핵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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