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평가위원은 돈 받고, 점수는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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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된 정황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임직원들 성과급과 공공기관의 향후 예산에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평가단은 배점 오류와 평가 등급의 임의 변경 등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렸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평가는 대학 교수 등 평가단 구성 시점부터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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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된 정황이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임직원들 성과급과 공공기관의 향후 예산에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평가단은 배점 오류와 평가 등급의 임의 변경 등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렸다. 평가위원들은 대상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았는가 하면, 이들 중 상당수는 한두 해 지나서도 위원으로 재위촉됐다.
감사원이 23일 공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평가는 대학 교수 등 평가단 구성 시점부터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 먼저 2018~2020년 평가위원으로 위촉된 323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156명이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위촉된 A교수는 한국철도공사 자문료로 30만~500만 원씩 9번에 걸쳐 1,755만 원을 받았으며, B교수는 국가철도공단 등 9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자문료와 심사료 등 명목으로 970만 원을 받았다. 2020년에도 C교수가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2회에 걸쳐 670만 원을 수령했다. 감사원은 "공공기관들이 누구에게 돈을 주었는지 기재부에 신고하지 않았고, 기재부 역시 누락 사실을 파악하지 않는 등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일정 시간이 지나 평가위원으로 재위촉됐다고 밝혔다.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연구 용역을 수주하거나 강의를 의뢰받은 사람은 평가위원으로 위촉하지 못하도록 돼 있고, 임기 기간 이 같은 일로 해촉된 이는 이후 5년간 평가위원으로 위촉될 수 없다. 그러나 2019년 금품 수수 위반자 53명 중 B교수를 포함한 16명이 2020년에 재위촉됐으며, 2021년에도 14명이 다시 평가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기재부는 '최근 5년간 모든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돈이 도합 1억 원 이하면 괜찮다' 등의 기준을 두어 이들의 위촉을 눈감아 왔다.
평가위원들이 점수를 임의로 뜯어고친 정황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평가위원들이 2019년 평가 과정에서 공기업 69개 기관의 213개 지표와 75개 기관의 188개 지표를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합당한 사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당한 이유 없이 점수를 고치거나 고친 점수를 무마하기 위해 다른 항목 점수까지 손을 댄 경우였다.
또한 평가위원들은 항목 점수의 오류에 대해 '노사관계' '안전 및 환경' 등 다른 항목 점수를 임의로 깎으면서 종합등급이 변하지 않도록 했다. 이로 인해 그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C→D)과 국가철도공단(A→B), 한국농업기술진흥원(A→S), 아시아문화원(C→B) 등 4개 기관에 종합상대평가등급이 잘못 부여됐다. 평가등급은 S부터 E까지 6단계로 부여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D와 E 등급의 경우엔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한다.
기재부 측은 "공공기관 임직원 근무나 용역 또는 강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평가위원으로 위촉하지 않는 등 윤리규정을 마련해 관리 중"이라며 "다만 여비 등 실비 지급 차원에서 회당 100만 원 이하를 받는 등 일부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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